송운철 교수(월드미션대학교)

북미에 소재한 신학교에서 제공하는 학위 프로그램(degree program)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면 관계로 몇 가지만 살펴보자. 먼저 MDiv(Master of Divinity) 가 있다. 목회자를 배출하기 위한 학위 프로그램이다. 목회자가 되면 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며 영적으로 성도를 돌보고 중보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지적, 영적으로 교육하는 학위 프로그램이다. 오늘날 성경을 올바로 해석하지 못해 발생하는 교회 안과 밖의 문제가 적지 않음을 볼 때 신뢰할 만한 신학교에서 MDiv 과정을 성실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학위 프로그램은 대개 3년 과정이다. 3년 동안 fulltime으로 공부하면 모든 과정을 이수한다. 컬리큘럼(curriculum)은 신학(theology), 성경(Bible), 사역(ministry) 등을 학습하고 훈련하기 위한 과목들로 구성된다. 주요 개신교 교단은 목사 안수 조건으로 이 학위를 요구한다.
 두 번째로 MAT(Master in Theology)가 있다. 이는 ‘신학’과 ‘성경’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학위프로그램이다. 목회가 아닌 교수 사역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주로 선택한다. MDiv는 신학, 성경, 사역을 익히기 위한 과목들을 배우는데 MAT는 사역 과목을 제외하고 신학과 성경 과목을 주로 공부한다. 따라서 졸업학점도 2/3로 줄고 대개의 경우 수업연한도 2년이다. 이 학위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Ph.D. 과정에 입학신청을 할 자격이 주어진다.
 세 번째로 DMin(Doctor of Ministry)이 있다. 목회학 박사 프로그램이다. MDiv를 마치고 사역하다 보면 영적으로 탈진하고 지적으로 한계를 느낄 때가 있다. 바로 연장교육이 필요한 때다. 하지만 사역이 바쁘다 보면 필요한 공부나 연구하기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기 어렵다. 결국 문제를 푸는 대신 안고 가게 되고 이는 사역과 교회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목회는 정체상태에 빠지고 사역자는 활력을 잃게 된다. 이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바로 DMin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수강생은 새로운 이론으로 현장을 분석하고 현장에서 통하는 실용적 해법을 찾는다. 학문과 경험을 겸비한 교수들의 해법을 전달받기도 하고, 문제와 도전 그리고 성공 경험을 수강생들이 서로 나누고 같이 고민하다보면 멋진 해결책을 발견하기도 한다. 수강생들이 학습공동체를 구성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이를 통해 배우는 학습하는 방법을 cohort learning이라고 하는데 DMin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나아가, 3년 동안 함께 공부하고 서로를 알아가다 보면 신뢰가 쌓여 사역 정보나 사역지를 소개받기도 한다. 이런 유익 때문에 DMin은 단순한 학위 취득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상의 학위 프로그램들 중 신학교 입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은 MDiv이다. 그렇다면 이곳 남가주에서 한인 신학생이 MDiv를 마치면 어떤 취업기회가 있을까? 몇 취업기회를 소개한다.
 첫째, 안수 받고 교회 사역자로 일하는 것이다. 북미의 주요 한인교단은 소속 교회가 특정 MDiv 졸업생의 목사 안수를 요청하고 그 졸업생이 여러 안수 조건을 충족시키면 목사 안수를 승인한다. 안수를 받으면 안수를 요청해준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고 교회가 영주권 신청에 필요한 supponsor가 되어주기도 한다.
 둘째,  미군 군목으로 갈 수 있다. 미국에 소재한 신학교들 중 학력인증기관(TRACS, ATS, WASC 등)의 인증을 받은 신학교 MDiv 졸업생은 미군 군목에 지원할 수 있다. 일례로 LA 한인타운 인근에 위치한 World Mission University에서 MDiv과정을 졸업하고 지금 하와이 미군부대에서 군목 생활을 하는 졸업생이 있다. 미국에서 군인이 되면 혜택이 많다. 군목도 군인이기 때문에 영주권을 주고 건강보험, 유급휴가, 학비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군목과 유사하게 병원에서 원목으로 일할 수도 있다. 어려운 치료기간을 보내는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말씀으로 위로하고, 확신을 갖고 치료에 임하도록 돌본다.
 셋째,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기간을 통해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것은 취업 기회는 아니지만 실제로 많은 MDiv 졸업생들이 선택하는 ‘next step’이다. 미 이민국은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학생들이 졸업 후 전공분야의 internship  기회를 요청하면 일년 기한을 주며 이를 승인한다. MDiv 졸업생의 경우, 졸업 후 일년 동안 교회나 선교단체에서 fulltime으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OPT 기간 동안 미국에 계속 체류할지 혹은 귀국할지 결정하고, 결정에 따른 준비를 하기도 한다. 일부 MDiv 졸업생들은 OPT 기간이 끝나기 전에 종교기관, 예컨대 교회에서 fulltime으로 일할 때 요구되는 R visa를 신청하기도 한다. R visa를 취득하면 장기간 합법 체류하며 교회 사역을 하다가 일정 기간후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