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렬 선교사

Vargem Grande Paulista는 양보라 목사님께서 선교하는 동네이름이다. Sao Paulo에서 약 50km 정도 떨어져 있다. 오늘따라 비가 내렸다. 모처럼 상파울에 내린 비라서 참으로 즐겁고 상쾌하고 좋았다. 산기슭으로 뚫려진 넓은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더더욱 상쾌함을 드러냈다. 선교지에 도착하니 잠바차림에 훌쩍하신 모습으로 양보라 목사님께서 맞아주셨다. 비가 내린 탓일까? 상파울로에서 뵙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안내를 받으며 들어서니 목사님께서 손수 깍으셨던 목공예 조각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 자 한 자 새김이 목사님의 체취를 그대로 풍기고 있었다. 목회자라지만 은퇴 후 홀로서 외로움과 고독감을 떨쳐버리려고 저 통나무에 한 자 한 자 글을 새긴 것일까?... 마음이 울적했지만 표현을 할 수 없었다  “믿음, 사랑, 소망”..... 외로운 감옥속에서도 지중해 바다를 바라보는 바울의 모습을 이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목사님은 1989년 현지인교회인 “사랑의 동산교회”를 개척하시고 몇 년 후 1995년 역시 현지인교회 “글로리아교회”를 또 다시 개척하여 사역하시던 중에 교민교회로 부르심을 받으셨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 목사님은 Bras에 위치한 “신암교회”를 섬기시다가 아름답게 정년은퇴를 하셨다. 간혹 은퇴하신 어른들이 말씀하셨다. 연세가 들면 누구든지 욕심이 생겨 놓기를 싫어하신다고, 그런데 목사님께서는 모든 것을 뒤로 하시고 후임목사에게 이양 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선교지 “사랑의 동산교회”(AMOR)로 다시 오신 것이다.  동네 아이들이 너무너무 좋아한 것 같았다. 먹다 남는 과자 비스킷 사탕들이 식탁위에 놓여 있었다. 상상해 보았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했을까? 선교지의 아이들은 연신 간식시간을 기다리며 기웃거리는 모습이 이곳에서도 상상이 되었다. 목사님께서 그렇게 아이들의 목마름과 배고픔을 함께 해주신 것이다. 목사님은 저에게도 비스킷을 건너 주셨다. 커피 한 잔과 비스킷의 맛은 참으로 고소하고 먹음직했다. 이 사랑이 하나님께로 초대되어 가는 것이다.
 예배 모임을 마치고 함께 했던 목사님들과 점심을 먹었다. 선교지에서 약간 떨어진 Fazenda 식당이었다. 생선요리가 일품이었다. 식탁교제로 웃음을 잃지 않은 목사님을 보면서 모두가 즐거워했다. 메마른 대지위에 촉촉한 봄비가 대 자연을 살아나게 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교제는 그동안 시름을 잃게 해 주었다. 아쉽고 짧은 하루였지만 의미 있는 하루였다. 2012년이 고작 한 달 남았다. 한인교민들은 남아있는 대박의 달을 향해 몸부림을 친다. 왜냐면 올 해를 정산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인생의 대박은 정년후가 아닐까? 옆에 계신 양보라 목사님을 보면서 생각해 본다. 바울의 고백처럼“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명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20:24). 목사님을 통하여 이곳에 하나님의 사랑이 그 분의 영광이 펼쳐지기를 기도해 본다. 목사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