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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환 목사(크리스천뉴스위크 발행인)
약 2주전에 서울 광화문에 있는 기독교 대한 감리회 교단 본부에서 벌어진 전쟁터 같은 대치상황을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바라보다가 필자는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저자들이 도대체 천국을 믿는 자들이라면 저럴 수가 있을까?”감독회장 선거가 잘못되어 거의 1년 이상 법정 소송을 벌이며 대치하고 있는 감리교회의 부끄러운 꼴불견이 한국교회 전도의 문을 꽝꽝 봉쇄해 버린다는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감독회장 재선거를 치루자며 선관위를 구성하자는 쪽과 재선거가 아니라 총회가 먼저라고 주장하는 쪽이 대치해서 난투극을 벌이는 모습이었다. 황야의 무법자들이 장총을 쏘아대듯 소화기를 분사하며 벌이는 이 대치극은 다름 아닌 조폭들의 세력다툼이었지 결코 신성한 교단 본부에서 벌어질 풍경은 아니었다. 더구나 지금 사순절을 지나고 있지 않은가?
한국 교회건 이민 교회건 인기 TV 연속극처럼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는 교회안의 깡패집단 을 방불케하는 대립과 충돌의 모습들을 바라볼 때면 저들이 과연 천국을 믿는 자들인가라는 의문이 생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이신득의(以信得義) 구원론에 대한 회의에 빠져들게 된다. 칼빈이나 루터에게 얻어맞을 소리 같지만 사실 이신득의란 16세기 개혁자들이 내놓은 교회개혁 ‘수정안’에 불과하지 이를 성경이 가르쳐온 유일한 구원론이요, 이걸 건드렸다간 큰 일 나는 줄 알고 우리는 ‘솔라 피테(Sola Fide)’만 외쳐왔고 거기에만 올인 해 온 셈이 아닌가? 그렇다고 베드로 성당을 짓기 위해 면죄부를 팔던 시대로 되돌아가자는 말은 결코 아니지만 믿음과 더불어 행위까지도 구원과 천국의 전제가 되지 않는 한 기독교는 머지않아 제2의 종교개혁 시대를 열어가던지 아니면 급격한 쇠퇴기를 맞게 될 것이란 불길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거룩한 행위는 결국 온전한 믿음의 산물로 생산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필자가 바라보는 한국교회는 믿음 따로, 행위 따로 놀고 있기 때문에 비롯된 생각이다. 세상에선 강도처럼 살아가면서도 입으로는 “아멘, 믿습니다”라고 외치는 그 믿음만 보존하고 있을 경우 갈보리 언덕의 억세게 재수 좋은 강도처럼 죽음 직전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되어 과연 낙원에 이를 수 있을까? 어느 인생이 천국이고 지옥이냐를 결정짓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속한다. 사실 천국에 가서 목사 있으면 손들어 보라고 했더니 부목사 몇 명밖에 없더라는 우스개 소리가 암시하는 것처럼 천국 입성여부는 이 땅의 직분이나 행위로 판단할 수 없는 신성한 주님의 주권에 속함을 누가 모르랴? 그러나 정녕 천국에 대한 분명한 믿음의 소유자라면 믿음 플러스 알파로 드러나는 거룩한 행위가 삶속에 보여져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부활절을 맞는 우리에겐 이 질문이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정녕 천국신앙은 있는가?
신약성경에서 주님은 수없이 그 천국을 약속해 주셨고 그 천국에 대한 소망이 있는 한 너무 이 세상에 집착하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재물을 탐 하기는 커녕 오히려 하늘나라를 위해 그 재물을 투자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둘러보시라. 툭하면 ‘오직 성경’을 외치는 자들이 오히려 더욱 보란듯이 그런 성경의 말씀 따위는 구두 발로 밟아 버리듯 하면서 이 세상의 영화를 위해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치는 저 표리부동을. . . . 총회장 선거, 감독회장 선거, 한기총 회장 선거, 교회내의 감투 선거 때만 되면 뗏목처럼 밀려다니는 부끄러운 돈 보따리 . . .
천국 신앙이 참으로 존재하고 있다면 이 땅의 명예와 영광을 위해 저렇게 추하게 타락할 수도 있을까? 정말 우리에게 천국 신앙은 있는가?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니다”라고 암송하는 사도신경은 그저 때가 되면 형식적으로 주절거리는 암송문에 불과할 뿐 정말 주님께서 예비하시겠다고 약속하신 그 천국에 대한 믿음이 우리에게 있는가 말이다. 아니다. 천국은 단체 입장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싱글 패스로만 가능하기에 우리가 아니라 우선 나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야 마땅하다. 교회와 이웃을 향해 툭하면 ‘쓴 소리’를 내뱉기 앞서 나 자신에게 물어보자. 주저리 주저리 지금 칼럼이라고 쓰고 있는 그대여, 오늘 밤 주님께서 부르신다면 그대는 주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천국 신앙을 소유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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