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더 성숙해진 피터, 그는 이제 아슬란에게 전투 때의 에드먼드의 활약상과 전공을 치하했다. 참으로 자기를 부인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슬란 님, 이 모두가 에드먼드의 공입니다. 에드먼드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패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마녀가 우리 병사들을 닥치는 대로 돌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에드먼드는 굴하지 않고… 마녀에게 다가가 검으로 마법의 지팡이를 내리쳤습니다… 마녀의 지팡이가 두 동강이 나자, 비록 이미 많은 희생자가 난 상태이긴 했어도 우리 편이 기회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공로를 전혀 말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더이상 자신의 공로가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죽임을 당한 아슬란이 부활할 것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아슬란을 믿었다. 자기가 할 수 없는 전투를 맡기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녀와의 전투가 끝나고, 피터와 아이들은 아슬란과 다른 말하는 동물들과 함께 카이르 파라벨 성으로 갔다. 거기서 중요한 행사가 거행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페번시 4남매의 대관식이었다. 아담의 아들들과 하와의 딸들이, 태초의 나니아 때와 같이 왕들과 여왕들이 된 것이었다.
“그 날 상아 지붕에 공작새 깃털로 장식된 서쪽 벽과 바다가 내다보이는 동쪽 문이 있는 멋진 연회장에서, 아슬란은 모든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나팔 소리에 맞추어 아이들에게 왕관을 씌워 준 뒤 네 왕좌로 이끌었다.” 거기서, 아슬란은 이제 막 나니아의 왕이 된 아이들에게 왕 홀을 넘겨주며 이렇게 말했다. “한번 나니아의 왕과 여왕은 영원히 나니아의 왕과 여왕이다. 아담의 아들들아, 이 점을 명심하거라! 하와의 딸들아, 이 점을 깊이 새겨 두거라!”
아슬란은 자신이 왕으로 세울 사람의 자질 자체를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기준으로 선택한다. 이것은 나니아 연대기 내내 나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선택 받아야 마땅한 자질을 구비한 사람을 선택하시는 것이 아니다. 오직 자신의 기준으로 선택하신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한 사람을 구원하시고, 영원히 그분의 자녀로 살게 하신다. 하나님은 그 지위를 모든 하나님의 백성에게 보장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의 자녀답게 살아야 한다. 그것이 성화의 삶이다. 천국의 왕이신 하나님의 자녀답게, 날마다 죄와 이 세상과 싸우며 승리를 거두며, 날마다 더욱 그분을 닮아가는 것이다. 페번시 가문의 네 명의 왕들의 치적이 바로 그것이었다. “처음에는 하얀 마녀의 잔당들을 찾아 내어 섬멸하는 것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결국 악의 무리를 남김없이 소탕했다. 그 후, 왕들과 여왕들은 훌륭한 법률을 제정하여 평화를 지키고… 서로의 일에 참견하지 못하게 했으며, 성실하게 살고자 하는 평범한 국민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그 후, 피터는 훌륭한 용사가 되어, 사람들은 그를 ‘태왕 피터’라고 부르게 되었다. 물론 나니아에서 이 호칭은 다른 왕들보다 계급이 높다는 뜻이 아니라, 그들의 대표라는 뜻이었다. 또한, 대표는 만인의 모범이 된다는 뜻이었다. 마치 나니아의 초대 왕과 왕비처럼 말이다.
아주 모범적인 통치를 보여준 피터와 그 남매들의 나머지 치적은 이어지는 『나니아 연대기』 제 3권과 제 4권에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