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브라질에 우기가 시작된 듯합니다. 한국의 장마처럼 종일 비가 오지는 않습니다만 한번 내리면 무섭게 쏟아져서 길거리가 개울이 될 정도입니다.

 비 내리는 계절이 왔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싹 개고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햇빛 청명한 날씨가 펼쳐집니다. 기상청의 비가 오는 날 정보가 의외로 잘 맞는다고들 합니다. 지구촌 곳곳에서의 이상기후처럼, 그동안 내리던 비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비가 내릴 것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지난 주간 몇 번 내린 비가 지붕을 타고 집안으로 흘러 들어와서 난리 그런 난리가 없었습니다. 예배실이 집중적으로 샙니다. 창가 쪽 피아노 위 천장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고, 그 물이 흘러내려서 출입구까지 번져가고 있습니다. 또한 중방 콘크리트 보가 빗방울로 얼룩지고 뚝뚝 떨어져서 의자를 적십니다. 뿐만 아니라 정면에 걸린 십자가를 달 때 천장에 매달면서 생긴 구멍으로도 천장에 고인 물이 흘러내려 제단에 놓인 성경과 성구들을 적시고 거기에 덥힌 교회력 내림천까지 푹 적셔서 참 난감했습니다.

 사람들은 브라질의 웬만한 집은 다 세니까 고쳐가며 살아야 한다고 위로를 합니다. 엊그제는 소나기가 퍼부어서 수건 10여장과 대야, 양동이를 동원해서 비새는 곳에 수건을 깔고 양동이들을 놓았습니다. 양동이에 수건을 넣지 않으면 소리가 나기도 하고 물방울이 튀기도 해서 주변이 물바다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지냈지만 앞으로 우기가 되고 비가 내리는 계절이 오면 오늘처럼 흥부내 집으로 변해서 수건과 양동이가 동원될 뿐만 아니라 도저히 이대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오늘 마침 비가 올 때 관리부장인 정석윤 집사가 교회에서 그 모습을 다 보고 갔습니다. 또한 전기 계량기 박스에도 벽을 타고 내리는 물로 위험함을 발견해 냈습니다. 상황이 자연스럽게 설명되었으니 남자 성도들과 함께 의논하고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적절한 방안을 도출합시다

 지붕을 평평하게 하고 거기에 콘크리트를 쳐서 옥상 나아기 루프탑을 만들어 교우들이 쉬는 공간으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안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붕에 ‘시멘트 알루미늄 마감재’를 기와에 붙이면 비가 새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그런 조언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기와가 오래되어 그러니 기와 전체를 다시 덮으면 좋겠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지금 새는 예배실 지붕에 스레트나 조립식 패널을 덮어 더위까지 완화해야 한다고들 합니다.

 유권사님, 솔직히 저 같은 문외한은 어떤 것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비가 새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과 조금 더 시원하게 햇빛을 차단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가 힘을 모아 세워가는 예배당이 비에 초토화될 수는 없습니다. 비가 오면 마른 수건과 양동이를 동원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늘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늦지 않게 여러 채널을 가동하고 잘 의논들 해서 좋은 방안을 도출하길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서둘러 공사해서 쾌적하고 안전하게 예배드릴 수 있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