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길에서)취미 생활
2022/10/21 22:29 입력  |  조회수 :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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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순 권사(배우리한글학교장, 연합교회)

 

네 살을 갓 넘긴 쌍둥이 손자들의 재롱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정밀 기계로 측정할 수 없기에 정확한 아이들의 성장을 알 수는 없지만 나날이 다르게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며 신체의 성장 뿐만아니라 정신적인 두뇌의 발달도 성장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점심 후에 아이들이 습관적으로 찾는 것은 ‘뚜뚜’다. 이 말은 우리 가족만이 알 수 있는 태블릿을 어떤 소리의 느낌으로 애들이 지어낸 물건의 이름이다. 두 놈에게 하나씩 안겨주면 점심 이후에 그들 만의 세상으로 들어가 부모 손을 떠나는 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던가! 유투브 영상을 보는 것에 빠져 드는 것은 두뇌에 쓰레기를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물론 공감하는 면도 있지만 내 생각은 이와 다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정보들이 이 조그마한 기계 안에 숨겨져 있는가! 필요한 정보를 찾다 보면 연결된 다른 정보들이 줄줄이 사탕이다. 이래서 기계에 한 번 손을 대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이다. 학문적인 지식을 공부하기 위해서 이곳 저곳을 찾다 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특이한 정보들이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적당한 핑계를 대며 아이들이 컴퓨터를 떠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몇 년 전에 우리 쌍둥이 손자의 돌상을 마련해주며 솜씨를 발휘했다. 사실은 돌상에 무엇을 올려 놓을까 이것저것 궁리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기계의 도움을 구하던 중,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엄마들의 돌상차림이 어찌나 예쁘던지..... 이, 할머니가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며 준비한 것이 바로 주름지로 만든 종이 장식이다. 상차림은 물론 뒷 배경에, 심지어 손님들의 식탁 위에까지 꽃으로 장식했고  잔치 후에 그 꽃들을 모두 한 아름 씩 안고 자리를 떠나면서 연신 즐거워 한다.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 ‘ 붓과 종이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전시회가 한창 열리는 중이다. 취미로 어떤 일을 할 때에 눈에 보이는 물질의 결과를 생각한다면 그 일을 할 수가 없다. 교육이 그렇고 전통예술의 전수가 그렇다.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드려 이 일을 행한다. 그러나 대부분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작품의 결과물을 놓고 단지 취미 생활을 한 것이라고  몰아 부쳐도 할 말은 없지만 노력없이, 누군가의 가르침이 없이 이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모두가 협력한 것이다.

 이왕에 이런 결론이라면 취미 생활에 좋은 점을 말해보겠다. 취미 활동은 뇌를 건강하게 해주어 인지력에 좋은 효과가 있다. 기술이나 기량을 늘리는데 집중하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게 된다. 또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에 대한 성취감은 자신감을 갖게 되고 목적의식이 뚜렷해 지기에 삶의 질을 향상 시키기도 한다. 다만 각자의 재능은 다를 수 있기에 경쟁심을 갖게 되면 오히려 부담이 됨을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 시킨다. 말하자면 동호회 모임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남의 솜씨를 바라보며 나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된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취미를 가질 수 없다. 선택은 개인적인 것이다. 그러기에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해 연합전시회를 마련한 것이다.

 사는 일이 모든 이에게 너무 버거웠다. 환경 탓으로 돌리는 일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할 때다. 서로가 서로를 짓누르고 밟으며 일어서는 일이 아름답지 않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 ‘더불어’라는 낱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웃과 공존해 사는 삶을 누려 봄이 어떨까?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라는 시선을 돌려 ‘베품과 나눔’이었구나 라는 격려의 말이 어떨까? 수고한 모든 단체의 회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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