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나는 마산에서 121년 전에 세워진 마산제일 문창교회 8대 담임 목사님이셨던 주기철 목사님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무학산 십자바위에서 기도했다는 기록을 보고 `언젠가 마산에 가면 십자바위에 올라가 기도하리라` 하며 생각했는데 이번에 마산에 가게 되어 아내와 함께 올라가 내 눈으로 직접 십자바위를 보고 그 옆에서 기도하였다. 처음에 십자바위에 가 보고 싶다고 하자 모두 “안 됩니다! 목사님 산이 높고 위험해 못 가십니다” 하는 소리에 실망하며 포기했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에 아내에게 “오늘 십자바위에 가보고 싶네” 하니까 아내가 “가 보죠 뭐” 하는 소리에 나는 “당신 발바닥이 아파 갈 수 있겠나” 하자 “그럼 산 밑까지 가서 못 오르면 쉬지” 하여 택시를 타고 가서 내려 보니 “산이 높고 바위 산이라 안 되겠구나” 하는데 앞에 7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분이 있어 “여기 십자바위를 어디로 가나요” 하며 묻자 그분이 왼쪽 산을 가리키며 안내해 줄 때 내가 “이렇게 구두를 신고도 올라갈 수 있나요?” 하니 그가 “천천히 조심히 올라가면 갈 수 있어요”라는 소리에 힘을 내어 지팡이 하나씩 주워 잡고 올라가다 사람을 만나면 물어보고 하며 조심조심 올라갔다. 시간을 보니 30분이 지났는데도 보이지 않아 불안했는데 갑자기 “주여!”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나는 아내에게 “저 소리 들리지 조금 더 가면 되겠다” 하며 올라가 보니 절벽 같은 바위라 두려움이 찿아 왔다. 그때 내 눈에 한 남자와 조그만 텐트가 보였다. 나는 너무 반가워 “여기가 십자바위 인가요?” “네 바로 이 위입니다” “어떻게 올라가요” “여기로 오시면 됩니다 옆에 줄을 잡으시고 오세요” 우리는 한걸음 한걸음 조심조심하며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니 손을 잡아주어 안전하게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옆 바위 위로 기어올라 보니 십자바위가 나타났다. 겨우 한 사람 올라 갈만한 바위가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것 같았다.
여자 한 분이 그 바위 위에서 엎드려 방언으로 기도하고 있다가 인기척을 듣고는 눈을 떠서 우리를 보았다 서로 인사를 한 후 그분이 바위에서 내려오면서 “한번 올라가 보세요” 하는 소리에 나는 설레설레 목을 흔들며 사양했다. 그러지 않아도 다리가 떨리는데 도저히 바위 위로 올라가 수가 없었다. 그 여자분은 강심장인 것 같았다. 우리 부부는 십자바위 옆에서 인증사진 몇 장 찍고 기도하고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그 남자분은 목사님이고 여자분은 사모인 것을 알았다.
그 사모님이 우리에게 “이 십자바위에는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는데 원래 이 바위는 이렇게 갈라져 있지 않았는데 주기철 목사님이 이곳에서 기도하실 때 어느 날 강렬한 빛이 비취면서 바위가 십자가 모양으로 갈라졌답니다”고 했다. 나는 가까이서 바위를 보며 ‘저 정도면 바위가 산산조각이 났을 텐데 바위는 멀쩡하고 어떻게 십자가 모양이 저렇게 선명하게 되었을까’ 생각했는데 사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반석을 갈라 물을 주신 말씀이 떠올라 하나님이 이 일을 하신 것이 믿어졌다. 올라갈 때는 십자바위만 생각하고 가니 길이 먼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내려오다 보니 길이 험하고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감사 감사” 하며 내려왔다. 내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도 기념으로 가지고 왔다. 다음 날 문창교회 목사님과 성도들을 만났을 때 ”어제 십자바위에 갔다 왔는데 바위 위에는 무서워서 못 올라가 아쉬웠습니다.“ 하자 모두들 놀랐고 문창교회 담임목사님은 ”나도 무서워서 못 올라갔습니다” 하여 한바탕 웃었다.
예수님이 내가 십자가 바위에 가보고 싶어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보시고 곳곳에 사람들을 준비시켜 주셨다. “안 됩니다. 그 연세에 못 올라가십니다” 하는 소리에 포기하려고도 했지만 “그래도 올라가 보자 못 올라가면 밑에서라도 산을 바라보고 기도하자” 하는 내 말을 들으시고는 인도하셨다. 중간중간에서 우리를 안내한 분들이나 마지막에 목사님 부부를 만나게 해주셔서 순조롭게 십자바위를 오르게 하신 것은 여호와 이레셨다.
지금도 길이 이렇게 험한데 주기철 목사님이 마산 제일 문창교회에서 시무하시던 90년(1931~1937)전에는 얼마나 산이 험악했겠는가. 그런데 이 산꼭대기 조그만 바위 위에서 나라를 위해 기도하신 것이다. 겨우 한 사람 엎드리면 꽉 차는 바위 위에서 사방이 절벽인데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바위 위에서 “주여 주여” 하며 외치는 그 소리를 들으신 예수님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이렇게 기도할 때 하나님이 신사참배(일본천왕을 경배)를 거부할 수 있는 힘을 주신 것이다.
한국에는 이런 순교의 피들이 많이 흘려져 있다. 이 땅에 복음 전하다 순교한 외국 선교사들의 피와 일제시대 때 흘려진 피가 있고, 지금도 북한 땅에서 순교하는 피들이 있다. 그래서 한국이 위기 가운데서도 그때 그때 마다 살아나는 것이다. 또한 한국이 축복 받을 수 있는 일을 한 것이 없는데 한국 역사 가운데 이렇게 큰 축복을 받고 있는 것은 딱 한가지라 생각된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부르짖는 기도이다. 지금도 새벽과 온 밤을 세워 기도하는 소리가 있고, 이 땅 곳곳에 나가 있는 디아스포라 해외 동포들의 기도 소리를 하나님 아버지가 들으시고 보시고 복을 주시고 지켜주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예레미아 33장 2~3절 “일을 행하는 여호와 그것을 지어 성취하는 여호와 그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자가 이같이 이르노라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하신 말씀처럼 한국 땅에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무학산 십자바위를 다녀온 후에는 내 기도가 얼마나 사치하고 교만한 기도인 것을 느끼게 되었고, 이런 기도도 받아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할 뿐이었다. 아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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