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얼마 전에 내가 브라질 대한교회를 섬길 때 나를 도와 사무실 직원으로 찬양대 반주자로 섬겼던 정영섭 집사와 교회 방송실에서 봉사하던 남편 이성진 집사 부부가 어린 두 딸과 함께 한국으로 다시와 오류동에서 정착하고 있다. 정영섭 집사는 우리 대광교회 정은혜 집사와 대학 동창이라고 한다. 전화로 “목사님 저희들이 아이들과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찾아뵙고 인사드릴게요.”하는 반가운 소리를 듣고 전화를 끊은 후 우리가 버거킹 햄버거에서 정 집사와 빵을 먹을 때 내가 프렌치 후라이(감자튀김)를 놓고 아내와 서로 먹겠다고 쟁탈전을 벌인 일이 생각나 아내와 함께 그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우리가 다투는걸 보고 있던 정 집사가 “목사님 내외분은 아이들 같아 참 보기 좋네요.” 할 때 둘이서 너무 민망했었다.
우리 부부는 식성이 비슷하고 간식을 둘 다 좋아한다. 특히 나는 더 좋아해 눈앞에 떡이나 과자가 있으면 한 번에 다 먹어버린다. 그래서 아내가 아예 간식을 줄 때 내 것과 자기 것을 나누어 놓는다. 그래야만 자기가 먹을 것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왜 간식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우리가 “무엇 먹고 싶은데”하면 하나님 아버지가 그 음식이나 간식을 먹게 해주신다는 것이다. 우리가 “오늘 고기 먹고 싶은데 하면” 오후에 어느 집사님이 “목사님 저녁에 시간 있으세요. 제가 맛있는 고기 대접해 드릴게요.” 한다. “오늘 떡이 먹고 싶은데”하면 어느 집사님이 “목사님, 조금 전에 경비실에 떡 맡겨 놓았어요. 제가 한국마켓 가서 장보다가 목사님이 좋아하시는 떡 샀어요. 맛있게 드세요” 한다. 이런 일들이 너무 많아 다 기억할 수가 없다. 한 번은 미국에 있을 때 브라질에서 교단총회가 열려 처음으로 브라질에 갔었다. 그곳에서 마몽(파파야)이라는 과일이 얼마나 맛이 있는지 식당을 오가며 먹었다. 우리는 반쪽으로 잘라 논 마몽에 파리가 잔뜩 앉아 있는데도 손으로 파리를 쫒고는 속에서 뽑아 먹기도 했다. 그래서 브라질에 부임해 첫 설교 시간에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때부터 어느 집사님이 매주 토요일마다 마몽 12개짜리 1박스를 갖다 주었다. 자그마치 2년 동안을 빠짐없이 하길레 사정사정하여 그만두게 하였다. 하나님 아버지가 해주신 기적 같은 일이다.
이렇게 하나님 아버지가 음식과 간식을 챙겨주셨는데 여기 한국에 와서도 계속해 주신다. 지난주 토요일에 나는 아내에게 “떡이 먹고 싶네.” 하자 아내가 “난 귤” 하였다. 그날 오후에 처남이 연락이 와 함께 식사하기로 해 나는 마스크를 쓰면서 “마스크가 다 떨어져가네 주민 센터에서 마스크 안주나” 하였다. 그런데 부활주일 예배 후 집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 보니 메시지가 와 있었다. “목사님 현관 앞에 조그만 선물 두었습니다. 부활절 잘 지내세요.” 어느 분이 보낸 선물이다.
열어보니 떡, 과자, 귤이 들어 있었고 마스크와 바나나와 계란이 있었다. 우리는 기도하면서 “하나님 아버지 어쩌면 이렇게 해주십니까?”하며 더 이상 무어라 기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떤 때는 두려워서 너무 욕심내는 기도는 할 수가 없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이시고 우리가 하는 대화를 다 듣고 계시고 보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이다. 그럼 기도하는 것 마다 다 들어주시는가? 아니다. 안 들어 주시는 것도 있다. 우리 부부는 두 아들이 있는데 아직도 아이들이 없다. 그래서 매일 매일 기도하는데 응답이 없다. 그러나 안 들어 주시는 것이 아니다. 응답이 안 되는 것도 응답이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하나님 은혜를 기적”이라고 한다. 매일 매일 사는 것이 기적이다. 이렇게 매주 나눔컬럼을 쓸 수 있는게 기적의 증거이다.
어느 미국 가정에 아버지 목사와 아들 목사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새벽에 아들 목사가 온몸에 피를 묻히고 들어오면서 “아버지, 오늘 저에게 기적이 일어났어요. 차가 굴렀는데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았어요.” 하자 아버지 목사가 “그러냐. 나는 매일 기적 속에서 산다.” 하자 아들 목사가 “네! 아버지는 매일 사고를 만나시는 가요?” “아니, 매일 매일 사고 없이 살아가니 기적 아니냐.” 하였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시편 139편 1~4절에서 다윗이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감찰하시고 아셨나이다 주께서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며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통촉하시오며 나의 길과 눕는 것을 감찰하시며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하였다. 이 고백이 다윗의 고백만 되지 말고 믿는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도 아버지의 기적을 감사하며.....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