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회 읽기:한인의 미래)중도의 길
2021/04/16 05:56 입력  |  조회수 : 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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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중 선교사(사회학박사,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강한 멘탈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잘 해도 못해도 욕먹는 것은 마찬가지닌까요. 우리가 기억하는 룰라와 지우마 대통령은 15년 이상의 집권기간 동안 반대파도 많았지만 일명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불리는 북동부, 북쪽의 지지세력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지금도 노동당(PT)의 깃발이 곳곳에 나부끼고 있지요. 경제 악화와 부정부패 스캔들로 물러난 브라질 진보세력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대통령에게 권력을 내 주었습니다. 군인 출신의 강성 보수주의자. 그리고 브라질 대통령 최초로 복음주의자(evangélico)라고 선언한 보우소나루는 임기 초 망가진 경제 회복을 꿈꾸며 야심차게 출발했습니다. 15년 동안 노동당의 대중영합주의(populism)정책으로 성장 동력이 꺼진 상황에서 사회 전반의 경쟁구도와 개발을 통해 생산력 증가를 계획하던 보우소나루의 시작은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0)의 전세계적 유행은 브라질의 재출발을 멈춰세웠습니다. 무너진 중산층을 회복하고 엘리트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면 성공일 것 같았던 현 정권은 팬데믹 상황에서 사회 전반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고 이는 모든 정책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브라질의 정치는 지난 20년간 별로 변한게 없습니다. 왼쪽으로 갈 것 같았던 룰라는 지우마를 거치면서 어정쩡한 중간지점으로 왔고 보우소나루는 오른 쪽으로 향하고 있지만 여전히 브라질의 정치지형은 양극단의 세력을 담기에는 뭐가 너무 많습니다. 뿌리 깊은 관료주의, 엘리트주의, 의존성, 지방토호세력, 그리고 대외부채의 압력이 거셉니다. 성장과 분배, 개발과 환경, 자유와 윤리, 부와 가난. 양극단의 목소리가 분명한 브라질에서 중간 어디쯤의 목소리를 담아내 소통과 예측가능한 정치 지형을 만드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중도의 길
 2009년 10월에 룰라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no Brasil, Jesus teria de fazer aliança com Judas.” “브라질에선 예수도 (배신자) 유다와 손을 잡아야 할 것이다.”  정치적 목적과 이해관계가 있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고, 잡아야 하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 줍니다. 명분과 계획보다는 실리와 배신의 정치지형인 셈이지요. 룰라가 세 번의 고배를 마시고 한 일은 보수정당 출신의 개신교 섬유재벌 알렝카르를 부통령 후보로 영입한 것이었습니다. 선거정치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도에 있던 유권자의 표를 흡수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결국, 과반수 이상의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의회의 15%의 의석만 가지고 있는 노동당 수장이 갈 길은 명확했습니다.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때에, 필요한 정치세력과 손을 잡고 통치하는 연정 대통령(coalitional presidentialism)이었습니다. ‘아래로부터 개혁’, ‘소수의 기득원 정치 타파’, ‘가난한 자들의 정당’, ‘빈자의 브라질’과 같은 이념으로  점철되었던 룰라와 그의 세력은 점점 중간의 목소리 심지어 오른쪽의 목소리를 수용해야 하는 정당으로 바뀌었습니다. ‘사회주의’를 표방해던 진보적인 정당이 ‘자본주의’의 중심에 서서 선거전문가들이 판을 치는 것을 우리는 목격했습니다. 브라질 정치지형에서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며 양쪽의 가치를 담아내는 ‘중도’ 혹은 ‘중도주의’는 필요합니다. 강성보수라고 알려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또한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중도세력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때가 오고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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