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과 정보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종류의 정보가 쏟아집니다. 매체를 통해 정보가 생산되고 재생산되고 소비됩니다. 가짜뉴스가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아서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구분이 안되는 상태에서 유통되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생산하는 자들이 나쁜 의도를 가진다면 당연히 나쁜 결과의 정보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거짓된 정보는 선의의 피해자를 낳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와 필요 없는 정보를 걸러 내는 것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중에게 필요합니다. 이민자들의 삶에서 정보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요. 이민자들이 이주국에서 접하는 정보는 언어의 제약 때문에 모국어로 생산되는 정보에 의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지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기 때문에 자신들의 삶과 직접 관련된 모국어로 유통되는 정보를 수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민자들은 모국의 정보와 이주국의 정보를 비교하며 수용하는 특징도 있습니다. 이민자들이 필연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중의 문화에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합니다.
 한인 언론의 특징
 지난 반세기 동안 한인언론사들은 한인들과 함께 걸어왔습니다. 기쁠 때 함께 기뻐하고 슬플 때 함께 슬퍼했지요. 한인들이 모국에 대한 향수가 있을 때 한국을 접하고 공동체성을 가지게 한 것은 한인언론의 공이 큽니다. 물론 브라질 뉴스 중 한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엄선해서 번역하고 소개하는 것도 언론인들의 역할이었습니다. 한인회나 한인관련 기관의 행사를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여 공동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언론의 역할이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언론사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거르고 한인들에게 꼭 필요한 뉴스를 전하고 있습니다. 모국의 소식도 발빠르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브라질 한인언론은 한국어로 쓰여지고, 한인들을 통해 생산되고 한인들이 소비합니다. 뉴스나 사설도 있지만 대부분은 정보지 생활지의 성격이 강합니다. 개인 혹은 소수의 인력으로 정보를 생산, 재생산하고 홍보하고 유통하기 때문에 광고수입으로 운영되는 것도 현실입니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언론사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언론의 기능
 한인사회에서 언론사와 언론인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한인들의 삶을 풍요롭게하고 공신력있는 재외한인언론이 되기 위해 몇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먼저, 건설적 비평을 자유롭게 개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이민사회에서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사실에 기반하고,  공동체성을 유지하고, 한인들의 안녕을 위한 의견이 있다면 용기있게 공론의 장을 만들어 내길 기대합니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걸러 낼 수 있는 언론인들의 자질은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둘째, 한인사회를 브라질에 소개하는 것도 중요한 기능입니다. 브라질은 아직도 한인사회를 잘 모릅니다. 한인사회는 브라질에서 더 알려져야 합니다. 한인들의 창의성, 근면성, 가능성은 브라질에 더 소개되어야 합니다. 한인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길을 걷고 있고 어떤 이민공동체가 될 것 인지 현지사회에 소개하는 것은 한인 정체성을 형성하고 브라질 사회에서 우리의 위치를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사명입니다. 따라서 현지어인 포르투갈어로 된 매체가 한인사회 차원에서 시작되길 기대합니다. 이전의 언론이 1세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우리 자녀들의 생각을 마음껏 펼치고 전달할 매체의 출현이 절실합니다. 마지막으로 한인 언론이 브라질 한인사회를 한국에 잘 소개하는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합니다. 한인사회는 브라질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한국과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한인사회의 역량과 비전을 소개하고 한국과 브라질 상호간의 교류의 장을 만들어 한인들의 인적자원을 한국에 알리고, 한인들을 통해 한국의 좋은 것을 브라질에 소개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