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선교회는 1968년 K.I.M(Korean International Mission)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한국 최초의 자생 선교단체로서 1987년 ‘한국지구촌선교회’(K.G.M)와 1992년 ‘해외협력선교회’(P.W.M)로 나뉘어 각기 활동하다가 1999년 5월 다시 통합하여 ‘GP선교회’(Global Partners)란 이름으로 재창립되어 오늘에 이른다. GP선교회는 한국과 미국 두 나라에 본부를 두고 있었는데 브라질 본부가 설립되어 세 나라에 본부가 운영되고 있으며 모든 본부는 GP선교회 사명선언문(GP의 사명은 마지막 시대의 선교를 이끄는 공동체로서 창의적 선교전략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여 현지의 지도력을 개발함으로 지구촌을 신속하게 복음화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을 중심으로 현재 세계 약 34개국에 328여 명의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는 ‘초교파’ 선교단체이다. 브라질 본부는 GP선교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국제화의 첫 열매로서 그 동안 한국인으로만 이루어져 있던 선교회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하는 국제 선교 단체로서의 면모를 갖추도록 했다. 그 동안 한국이나 미주 본부는 한국 국적을 지닌 사람이거나 미국 한인 이민자들을 (시민권, 영주권 포함) 중심으로 선교회를 운영하는 형태였는데 브라질 본부는 브라질 현지인이 중심으로 되어 한국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이 현지교회와 협력하여 세계 선교를 감당하고 있는 한국 선교역사에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브라질선교교회 정찬성 목사의 기획으로 ‘브라질 GP선교회’를 창설한 김선웅 선교사의 선교편지를 싣는다]

 부르심, 그리고 브라질로의 파송
 숭실고등학교 1학년이던 1980년 8월 15일,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80세계복음화대성회’ 마지막 날이었다. 김준곤 목사님은 10만 명의 젊은이들이 하나님께 인생을 드리기로 헌신하기를 간구하면서 “하나님 앞에 인생을 드릴 헌신자는 지금 일어나십시오!” 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부름에 자석에 끌린 듯 일어난 것뿐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넘치는 은혜와 감사의 조건들을 주셔서 오늘까지 30여년 선교사의 여정을 걷게 하셨다. 물론 순간순간 어려울 때도 많았지만 일마다 때마다 하나님은 나와 함께 계셨다. 하나님께서는 왜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부족함이 많은 나에게 선교의 길을 걷게 하시고 선교의 마지막 단계인 현지 선교사 양성과 지도력 이양에까지 이르게 하셨을까. 돌아보면 감격과 감사뿐이다. 그 은혜의 여정을 돌아보았다.
 고등학교 시절 은혜를 받고 서원한 나는 신학교에 진학했다. 그리스도 신학대학(현 KC대학교)과 201특공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서울 찬양신학원에서 아내인 김혜란을 만나 결혼을 하고 졸업과 동시에 ‘해외협력선교회’(현 한국GP선교회)에서 1년 6개월 동안 한국, 싱가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거쳐 선교훈련을 받고 있던 중에 1994년 4월 30일 경기노회에서 선교사 특혜로 단독 목사 안수를 받고 그 해 10월 13일 브라질로 파송을 받았다. 하지만 브라질에서 선교사 VISA를 주지 않아 결국에는 칠레로 가서 3개월을 체류하면서 관광 VISA를 받아 브라질에 도착했다.
 브라질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언어인 포르투갈어 1년 과정을 공부하던 중에 딸 데보라가 태어났는데 이곳에서는 자녀가 태어나면 그의 가족 모두와 양가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도 영주권을 준다. 그래서 잠시 학업을 멈추고 아내의 해산을 도우며 딸의 시민권 신청과 가족의 영주권 신청을 했다. 그리고 다시 남은 현지 언어공부를 마치고1995년 12월 24일에 지금의 선교지인 모지 시에 있는 산골짜기 베이자 풀러(‘벌새’라는 뜻)동네에서 헬몬교회를 개척했다.
 첫 번째 드리는 예배에는 감격과 감동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마음 한 곳에서는 ‘문맹자가 30%가 넘는 산골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두 가지 마음이 내 사역에 저울처럼 자리하여 그때그때 마음이 가는 곳으로 기울곤 했다. 한국에서 제일 먼 곳, 성경에서 말하는 땅 끝, 한국에서 보면 가장 먼 곳이 브라질이기에 나는 브라질 선교사가 되었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사역의 열매도 맺히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잠자고 있던 나에게 아내가 다가와 옆구리를 찔렀다. “여보! 당신 한 교회만 개척하고 말 거예요?”, “왜?”라고 대답하는 순간 아내는 “교회 하나 개척할 거면, 한국에서 목회하지 왜 선교사로 나왔어요?”라고 따지듯 물었다. 이 질문은 내 가슴에 날아와 박혔고 나는 그 날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 때 나는 내 인생에서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시간이 찾아왔음을 직감했다. 땅 끝 브라질에서 헬몬교회 목회자로만 끝날 것인가? 아니면 예수님을 닮아가는 선교사로서 제자들을 파송하는 선교사가 될 것인가? 비몽사몽간에 혼돈의 카오스(Chaos)가 나를 엄습해왔다.
 문맹퇴치를 위해서 헬몬 유치원을 개원하다
 나와 아내는 예수님을 닮은 선교사가 되기로 작정한 후에 제일 먼저 교육사역에 전념했다. 이 곳 사람들을 잘 훈련해서 선교사로 또는 목사로 파송하기 위해 2000년 딸 데보라와 17명의 동네 아이들과 함께 교회에서 헬몬유치원을 시작했다. 이 때 아내는 브라질 선교사로서 처음으로 현지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이미 아내는 석사학위가 있었지만 브라질 유치원 사역을 위해 브라질 U.M.C 대학교에서 사범대 과정을 공부하여 졸업하고 브라질 문교부로부터 교사자격증 및 교장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는데,브라질 선교 역사상 한국선교사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유치원 아이들이 점점 더 많아져 교회 안에서 다 수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일본 이민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셔서 약 5천 평의 땅을 무상으로 기증받게 되었다. 땅을 기증 받자마자 두 번째 교회를 개척하면서 동시에 유치원 건물을 건축하게 되었다. 딸 데보라는 1회 졸업생으로 상파울루 연방대학 사범대를 졸업하고 현재 헬몬유치원 행정교사로 섬기고 있고, 부르노 학생은 시립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전교 수석하는 내 제자다.

김선웅 선교사(브라질 GP선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