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환 목사(미주성결교회 메드포드 한인교회)
“새로운 담임목사를 고르는 기간이 교회로서는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아내감을 고르는 것보다 더 어려우니까요. 아내는 저만 결심하면 되는 일이 아닙니까?” 이것이 미국에 있는 한 평신도의 말이다. 문제는 고르는 것으로 고통이 끝났으면 괜찮은데 그 후에 오는 어려움은 잘못 선택했다면 고통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이민교회에서 선택하는 과정은 더욱 힘들다. 담임목사 잘 선택해서 교회 생활이 잔치집처럼 즐거울 수도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교회의 어려움이 많아 신자들이 상처받고 초상집이 된 일도 많다. 특히 이민교회는 목회자를 한국에서 모셔야 하나 아니면 현지에서 현지를 잘 아는 분을 모셔야 하나 하는 결정이 쉽지 않다. 현지 교회는 이민 1세 뿐만 아니라 2세 3세 현지인 출신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새 목사 고르기”라는 여러권의 책까지 나와 있다.
한 가지 사례를 들자면 어느 교회가 담임목사를 청빙하게 되었다. 이 분 저 분 청빙하다가 이 분은 저 장로님이 반대하고 저 분은 이 장로님이 반대하고 일년을 넘기니 신자수가 계속 줄어들고 교회 안에서 말들이 많아 질 수 밖에 없다. 나중에는 외지인 시골로 눈을 돌려 젊은 목사까지 후보 대상자를 확대하였다.
그래서 어렵사리 한 시골교회의 젊은 목사와 합의에 이르렀다. 그런데 한 장로가 “저도 찬성합니다만, 소문에 그분이 폐결핵을 앓는다는 말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얼굴이 핼쑥하더라구요.” 그 한마디에 결국은 자세히 알아 보지도 않고 무산되고 만다. 결국은 담임목사 청빙안은 백지화되었다. 이제는 교회도 지칠대로 지쳐 목사 이름만 붙어 있으면 아무라도 데려 오자는 분위기가 되었다. 그 시골교회 목사는 얼마 후 다른 교회의 청빙을 받았다. 물론 폐병 소문은 있었지만 의사 장로님이 무료종합건강진단을 해드리는 형식으로 목사님의 건강을 확인했다. 그 젊은 목사는 훌륭한 인품으로 교회를 기쁘게 하고 잔치집목회를 한단다.
담임목사 고르는 일은 간절한 기도와 더불어 합리적인 과정이 중요하다. 물론 설교가 중요하지만은 한 두번 설교가지고는 어렵다. 어떤 중생과 구원의 경험이 있는지? 신학은 건전한 교단에서 했는지? 부르신 소명은 분명한지? 안수는 어디서 받았는지? 자라온 가족과 교회의 배경은 어떤지? 영적지도력은 어떤지? 청빙한 교회가 필요로 하는 목회자인지? 특히 이민교회의 문화와 생활방식에 이해가 있는지? 이민교회로서 선교에 대한 열정이 있는지? 등등 자세히 알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하자면 담임목사의 청빙은 한 눈은 영적인 은혜와 신앙으로 보아야 하지만, 한 눈으로는 정상적인 이성적인 절차을 따라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