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문학 산책)베르베르의 “웃음”
2019/11/13 10:14 입력  |  조회수 : 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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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우리들에게 익숙한 작가 베르베르의 소설 “웃음”은 ‘웃음’이라는 창을 통해서 인류 역사와 변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은 프랑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미디언 워즈니악 다리우스의 의문사로 시작됩니다. 범인을 추적한다는 점에서는 ‘추리소설’형식이지만 내용은 “유머의 탄생과 역사”입니다. 

 워즈니악 다리우스는 커다란 극장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마치고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갑자기 크게 웃은 후 곧 사망합니다. 분장실은 안으로 잠겨 있었고,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유일한 단서라면 그가 죽기 직전에 폭소를 터뜨리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왔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경찰은 과로로 인한 돌연사로 결론짓습니다. 언론들도 의심하지 않고 경찰 발표를 그대로 수용하고 온 사회도 유명한 코미디언의 죽음을 애도할 뿐 그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민완 여기자인 뤼크레스 넴로드와 전직 과학담당 기자 이지도르 카첸버그는 다리우스의 죽음에서 타살의 가능성을 감지하고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두 기자는 다리우스가 대기실에서 크게 웃다가 죽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대기실을 뒤집니다.  

 뤼크레스는 한때 죽음을 생각하다가 다리우스를 통해서 삶의 의욕을 되찾은 경험이 있어 사명감을 가지고 다리우스 죽음의 비밀을 캡니다. 이지도르 카첸버그는 오직 자신의 지식만 믿으며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는 얼음 같은 남자입니다. 항상 냉정하고 차가운 가슴으로 사물과 사람을 대하는 이성적인 사람입니다. 이 두 사람이 함께 다리우스의 죽음을 파헤칩니다.

 뤼크레스가 취재를 통해 우리의 세계가 빛의 결사와 어둠의 결사로 나뉘어 서로의 웃음을 수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소위 말의 언어적 유희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긍정적 즐거움을 주는 빛의 결사와 음담패설 같은 블랙유머를 구사하는 어둠의 결사가 존재하여 웃음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쪽의 유머가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유머를 지키려고 서로가 싸우며 서로를 죽이는 큰 해악을 행합니다.

 작가는 두 기자의 취재 형식을 빌려서 소설을 전개합니다. 소설은 세계사에 연결된 유머의 역사를 픽션화하여 기술하며 역사인 것처럼 상세히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을 유머와 끼워 맞추고 있습니다. 오래된 역사를 통해서 빛의 결사와 어둠의 결사는 경쟁관계가 됩니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경쟁관계로 대립하면서 서로를 향한 원한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런 과정 중에 집단적인 원한뿐만이 아닌 개인적인 원한도 생겨 안타까운 희생들이 따랐습니다. 결국 프랑스 국민들이 사랑했던 다리우스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이 소설은 죽음과 마주보는 상황에서 웃음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독자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소설을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점이 이 소설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또 다른 매력은 독특한 사건의 접근 방식입니다. 추리 소설 형식으로 전개되지만 전개 과정의 주제는 웃음입니다. 웃음으로 역사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소설이 웃음으로 역사 이야기를 풀어 가면서 솔로몬 왕의 재판 이야기를 웃음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합니다. 솔로몬 시대에 웃음을 연구하는 학자가 있었습니다. 이 웃음 학자는 자신의 유머를 이용해 솔로몬 왕을 도와줍니다. 그 결과 많은 협상을 성공으로 이끕니다. 솔로몬 왕은 그 유머 능력을 부러워하며 웃음 학자에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다른 사람을 웃길 수 있느냐?’라고 묻습니다. 웃음 학자는 ‘사건을 다른 측면으로 보거나 또는 왜곡을 해보십시오.’라고 대답합니다. 그것을 들은 솔로몬 왕은 두 어미가 한 아이를 두고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하는 사건에서 다른 측면으로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둘로 잘라 두 어미에게 각각 주어라.’라고 판결합니다. 당시 웃음에 빠져있던 솔로몬 왕이 사람들을 웃기려고 자아낸 말이었는데 세기에 남는 지혜로운 재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소설은 ‘웃음’을 통해 다리우스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어갑니다. 소설 끝 부분에 다리우스 죽음의 이유도 밝혀집니다. 살인소담(殺人笑談), 다시 말해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큼 웃기는 이야기가 담긴 목곽을 발견합니다. 그 목곽은 ‘절대로 읽지 마십시오!’라고 적힌 파란 목곽이었습니다. 코미디언 다리우스는 그 목곽을 열어 보고 웃다가 죽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두 기자가 다리우스의 죽음을 추적하면서 전혀 새로운 사실을 밝히게 됩니다. 그들이 다리우스 죽음의 비밀의 추적을 진행할수록 다리우스의 악행이 서서히 밝혀지고 ‘웃으면 죽는다!’라는 웃기지만 끔찍한 이벤트가 매주 열린다는 사실에 경악합니다. 더 심도 있는 수사를 위해서 유머 비밀 결사대에 가입하여 신입 유머 훈련을 받으면서 추적합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두 사람은 범인을 알게 되지만 다리우스와 그 주변 사람의 악행에 아무런 죄를 묻지 못하고 소설은 끝납니다. 이 소설은 웃음의 역사를 통해 웃음의 비밀을 밝힙니다.‘인간이 현실을 초월하기 위해 웃게 됐다’고 밝힙니다.

 베르베르는 한국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등학교 때 만화와 시나리오에 탐닉하면서 ‘만화 신문’을 발행했고 올더스 헉슬리와 H.G. 웰즈를 통해 소설과 과학을 익혔습니다.   

 1979년 툴루주 제1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 드디어 1991년 ‘개미(Les Fourmis)’를 발표하여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받는 대작가로 부상하였습니다. 베르나르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눈높이, 예를 들면 개미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상을 바라보도록 함으로써 현실을 새로운 각도에서 살필 수 있게 합니다. 

 이 소설은 인류가 웃음을 위해 발전해 왔음을 강조합니다. 인류의 궁극적 고민은 웃음입니다. 우리는 웃기 위해서 일하고 웃기 위해서 공부합니다. 그런데 관건은 ‘어떻게 웃느냐?’입니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면 빛의 결사로 웃느냐? 어둠의 결사로 웃느냐? 의 문제입니다. 베르베르가 이 작품을 통해서 도전합니다. 인생은 웃어야 한다! 긍정적으로 웃으며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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