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인디펜던스 데이’라는 공상영화가 있었다. 내용은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공, 생존자들이 외계인들을 반격해 무찌른다는 단순한 이야기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에 미군이 외계인들을 무찌를 방법을 전 세계에 알려 함께 지구를 구한다는 이야기인데, 당시 엄청난 흥행만큼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유는 영화 내내 묘사된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너무도 편협적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본군들은 2차대전 군복같은 복장을, 중동인들은 ‘터번’ 아니면 더부룩 수염을, 이탈리아인들은 줄무늬 티에 스카프, 아프리카인들은 창을 든 토인으로 묘사하여 마치 미국만이 선진국이고 해결책을 가진 듯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런 국뽕만행은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대국인만큼 더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끔, 한인 선교나 봉사 현장에서도 이런 모습들을 본다. 분명 우리가 섬기러 간 대상들인데 인격적이기보단 그저 불쌍하고 우리 도움없으면 큰일나는 존재(?)로 대하는 것을 본다. 물론 의도치 않았다 할지라도 이것은 기독교 우월사상과 편견으로 해석될 수 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불우이웃 돕기가 아니다. 이렇게 우리들만의 잔치를 벌이고는 보람과 뿌듯함에 서로를 다독이며 ‘오늘도 하나님이 하셨다’고 찬양할 것인가? 교감도 없이 복음을?
 얼마 전 한국에서 한 광고선교단체가 쌍파울 주요지역 아웃도어에 전도 문구를 붙이고 교포와 현지 교회들을 동원, 중요도로에서 노방 전도를 개최했다. 참으로 훌륭하고 귀한 사역이었다. 나도 함께 동참, 경험한 자로서 이번 계기를 통해(허락된다면) 이런 사역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들은 보였다. 그리고 이 또한 오늘 주제와 같은 맥락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생각된다. 먼저 첫째로 전도문구가 영문으로 되어있었고 그것이 ‘아웃도어’에 그대로 설치되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다행히도 전도지에는 번역이 되었지만 그 문구가 과연 현지인들의 정서와 문화에 적합한가?였다. 그리고 세번째는 전도지에 담긴 모델들이 모두 한국인이였다는 점. 나의 생각은 이렇다. 오로지 나의 생각이다. 첫째, 영어로 쓰인 이 전도문구는 영어 그 자체로도 발음이 힘들었다. 주최측에서조차 그 문구를 원어발음으로 외치는 것을 한번도 듣질 못했는데 브라질인들이 이걸 읽고.. 두번째는, 번역되어 있는 전도지 문구가 솔직히 한국정서에 맞는 전도문구였다. 마치 한국 마포대교의 자살예방 문구처럼 “밥은 먹었니?” 같은 한맺힌 한국인들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문구였는데 현지인 전도를 위해 현지인들과의 소통으로 충분히 정서적인 개선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 본다. 세번째는 그냥 한국인 모델보단 평범한 브라질 모델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재 브라질 광고들에 왜 백인 모델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지 확인해 보면안다.(오해 마시라, 나도 이번 주 전도 집회에 다시 나가 같이 전도할거다! 이 글 나가고 나서도 아직 껴주면..)
 정말 우리들은 이 땅에 부름받은 일이 정말 많다. 하지만 잊지말자. 우리는 마치 열왕기하 7장에 등장하는 성 밖에서 먹을 것을 찾아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나병환자들 같은 존재라는 것을.. 열심히, 훌륭히 헌신한다지만 방향성과 목적, 본질이 무엇인지 좀 더 고민하고 집중한다면 우리들만의 축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천국 축제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