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칼럼)
2019/06/19 10:15 입력  |  조회수 :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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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묵 목사(신광침례교회 담임)
 
직장인의 고달픈 삶을 리얼하게 그린 내용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몇 년 전에 한국에서 방영되었습니다. 직장 안팎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부대끼는 중에 등장인물 중 하나가 회사 옥상에서 하늘을 보다 문득 이런 질문을 하지요. “대체 왜 이렇게 살아야만 하나?” 
 끊임없이 반복되는, 그래서 때론 무의미해 보이기조차 하는 삶과, 너무나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찾아온 회의적인 질문 속에서 주인공은 ‘그래도 내 일이니까, 나에게 주어진 일이니까’라는 자신의 답을 찾았던 장면이 인상에 남았었습니다. 그 때 주인공은 바둑의 최고수인 조훈현 9단이 과거에 자조적으로 했다는 말을 이렇게 인용했었습니다. ‘그래봤자 바둑인데…’, ‘그래도 바둑인데…’ 바둑에 자신의 전 인생을 걸고 죽기 살기로 두면서 ‘그래봤자 바둑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은 회의감 속에서, ‘그래도 이것이 내가 할 일이고 나에게 주어진 일인데…’라는 자신만의 당위성을 찾았다고 하는 조훈현 9단의 일화를 인용한 것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시각장애인으로 클라리넷 연주자인 장성규 형제를 안내해서 이과수를 다녀온 일이 있었습니다. 초면인 사람과 이틀을 함께 보내려면 그 사람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할 거 같아서 가기 전날 밤에, 그가 쓴 자서전인 “포기할 수 없는 나의 클라리넷”을 들추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과수로 내려가는 내내, 관광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면서, 다음날 아침 호텔 주변을 함께 산책하면서 대체 이 사람이 무엇을 위해, 무엇 때문에 장애가 없는 일반인도 하기 어려운 독일 유학생활을 이겨냈으며, 또 하루 10시간 이상씩 피를 토하는 것 같은 연습을 하면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는지, 또 우리는 왜 그렇게 매일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면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던 끝에 서로가 일치하며 얻은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나에게 주어진 일이니까!!” 
 가정이나 직장, 교회에서 “나에게 주어진 일”은 때론 나에게 존재의 의미와 보람을 주기도 하지만 때론 삶의 큰 무게와 부담을 느끼게도 하고, 그래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을 갖게도 합니다. 그러나 그 “나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가운데 우리는 소명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상에서 찾은 소명이 “오늘 내가 해야 할”, 또는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책임감으로 감당할 수 있게 해주고, 또한 일상에서 탈피하고 싶은 내 발목을 지금 있는 그 자리에 머물게 한다는 생각 합니다.
 소명이라고 해서 꼭 어떤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로 있게 하신 그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하나님을 섬기며 내 삶을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소명입니다. 그리고 매주일 주님 앞에 나가 예배하는 것 역시 우리의 소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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