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중 선교사(한국외대 국제지역학 박사수료)
브라질부부의 한국 비하 최근 한국에 있는 브라질인이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SNS에서 많은 팔로워를 가진 이 부부는 한국의 택시를 타고 뒷자리에서 택시운전사분을 몰래 촬영하며 기아변속을 위해 다리를 움직이는 모습을 중풍병을 가진 것으로 놀립니다. 고기집의 외부 메뉴 사진을 보고 개고기의 다양한 부위를 파는 것으로 소개합니다. 식혜의 쌀 알을 끔찍한 구더기로 소개하여 마치 못 먹을 것을 먹는 한국인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러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이 동영상에 대한 여론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브라질 한인 사회 만큼 격렬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브라질 한인이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대화방에는 한국 법으로 고발을 해야 한다, 브라질 유력정치인에게 전달해서 한국의 이미지가 안좋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브라질 현행법으로 이들을 혼내줘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단지 한국에 대한 잘못된 뉴스를 퍼뜨리는 소수의 브라질인들에 대한 분노이기도 하지만, 이민자로서 이민경험에서 느낀 소외감과 평소의 안 좋은 감정의 표출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한국사람들이 이 비디오를 봤다면 무식한 외국인들의 일탈행위라고 치부 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들의 문화를 경험하고 아는 이민자들인 한인들에겐 단순한 문제가 아니겠지요. 모국에 대한 모욕이자 본인들에게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브라질인들에게서 생산된 뒤틀린 이미지와 인식이 한인들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겠지요.
필요한 나라에서 배우는 나라로 브라질인들에게 한국은 필요한 나라에서 시작해서 배우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한인들이 1963년 처음 브라질에 왔을 때 국제이주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이민자들을 보내는 송출국이었고 브라질은 받아들이는 수용국이었습니다. 6.25 전쟁 후 폐허가 된 곳에서 늘어나는 인구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추진하여 브라질로 농업이민이라는 계획이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브라질은 이민정책의 마지막 단계를 거치고 있었고, 이미 중국과 일본의 이민의 수용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브라질의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노동력이 부족했던 농장들에게 한국의 농업이민자들은 효율적인 노동자들이었지요. 당시 브라질은 당시 한국보다 훨씬 잘 살았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브라질과 한국의 경제력이 바뀌게 됩니다. 수출과 기술력으로 한국은 아시아의 신흥경제대국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브라질은 경제위기의 사이클 속에서 1994년 헤알정책으로 신자유주의시대에 접어들게 됩니다. 신자유주의는 미국주도의 세계경제시스템의 자본주의 논리의 문법으로 공기업의 민영화, 구조조정, 외국자본의 잠식을 의미하지요. 글로벌한 경제 속으로 들어온 브라질에 한국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이 시작됩니다. 뛰어난 성능과 기술 서비스의 제품으로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의 지식인들은 한국의 민주화, 경제발전, 문화컨텐츠의 저변에 흐르는 교육과 창의력의 능력을 인지하고 배우려 하고 있습니다.
한국 이미지의 재구성 브라질 사람들에게 한인은 한국 이미지의 생산자입니다. 한국에서 생성되어서 전달된 브라질 내 한국의 이미지는 겉으로는 한국과 연관되어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브라질에 사는 한인들에 의해서 걸러지고 재구성됩니다. 다시 말하면, 브라질 사회에서 인지되는 한국이라는 가치는 자신들이 평소에 만나고 이야기하고 부딪히는 한국사람들 통해서 전달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적어도 브라질에서 한인은 한국 그 자체입니다. 브라질 사람들은 한인들이라는 안경을 통해 한국을 바라봅니다. 우리가 일어나서 브라질 사람이랑 대화하고 같이 있는 것은 한국문화를 알리는 실천입니다. 만약 일상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말이나, 브라질 사람들의 정서상 이해할 수 없는 문화나 관습을 의도적으로 전달하거나 가르치려 한다면 브라질 사람들에게 한국은 가고 싶지 않은 나라 너무 먼나라가 될 뿐이고 이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는 왜곡되고 어딘가에서 분출되겠지요. 하지만 브라질 친구들과의 정서적인 연결감, 공동체 의식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려는 태도를 경험한 브라질사람들에 대한 한국의 이미지는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을 의도적으로 비하하는 브라질부부의 모습을 보며 미래의 한국이미지의 전달자들에 영향을 줄 한인들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