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마존에 왔다. 첫번째 강의는 ‘Coarí’라는 지역. 여기는 벌써 7년째 지덕진 선교사님께서 진행하시는 지역리더들과 목회자들을 위한 세미나였는데 나는 강성철 선교사님과 함께 강사로 참석하게 되었다. Coarí는 Manaus에서 쾌속정으로 9시간 거리. 이곳은 그냥 브라질 시골같기도 하다. 대부분 브라질 현지인들이라 대화도 쉽고 교회시설도 잘되있어 아무 문제가 없을 듯 했다. 그런데 결국 첫 날, 세미나가 시작하려는 순간 온 동네에 정전이 되면서 약 30분 가량을 기다리다 핸드폰 조명을 비추며 마이크없이 시작하였다. 하지만 마칠 때 쯤 전기가 돌아와 그 다음 일정들은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또 한국에서 오실 주 강사님께서 여러문제로 도착하지 못하게 되어 스케줄이 밀려 이곳 강사들이 그 시간들을 채워야 했던 것이다. 여기서 내 역할은 강의보단 통역이었는데 하루에 통역 2번에 강의 2번이니 마지막 강의에선 다리가 후들거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익숙하신지 지선교사님과 강목사님은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정정하셨다.
 그렇게 사역을 마치고 다시 쾌속정으로 돌아와 Manaus에서 알러지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랑하는 딸과 주말을 보내며 지역 한인교회의 주일사역을 마치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Tabatinga신학교로 들어왔다. 인디오 형제들을 다시 만나 반가웠지만 포어가 서툰 그들에게 또박또박 천천히 설명하다보면 “그렇지 여기가 아마존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인디오 형제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지만, 이 신학교 방문은 3번째라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3학년들이 많이 졸업하고 새로 1학년생들이 들어와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온 듯 했다. 수업 중 “이해하셨나요?”. “(시무룩)” 이런 반응은 그냥 보통이다. 그래도 난 수업을 마칠 때마다 늘 한 명이 자원하여 기도해 주기를 부탁했는데 역시 대부분 3학년들이 했다. 그래서 마지막 땐 1학년 자매들 중 한 명에게 기도를 부탁해 보았다. 만일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냥 내가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때, 여지것 한 번도 자신을 표현하지 않던 한 자매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난 혹시나 살짝 실눈으로 확인했는데 역시 그 자매 맞았다. 그리고 그녀는 알아들을 수 없지만 또박하고 정확한 Tikuna원어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기도는 꽤 오래 진행되었다. 그리곤 마지막 한마디 “아멘!”. 그 말에 나도 함께 “아멘”하고 기도를 마쳤다.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난 수업을 하는 동안 반응하지 않는 그들을 보며 ‘얘들 신앙은 온전한 것일까?’하는 의심까지 가졌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그 일 이후 난 찬양발표를 시킬 때도 Tikuna 찬양도 함께 하자고 제안하였고, 그러자.. 감정표현이 없다고? ‘내가 이들의 찬양을 배워야겠다!’ 할 정도로 신나게 찬양하는 것이었다. 물론 음악적으론 엉망진창.. 아직 할 일은 많아 다행이다.
 때로 우리들은 쉽게 교회 아이들을 판단할 때가 있다. “저 녀석 인사도 잘 안하고.. 쟨 글러먹었어. 그런데 쟤는 착하더라고, 인사도 잘하고!!” 착각하면 안된다. 앞에서 인사 잘하고 뒤에서 할 짓 못할 짓 다 하는 녀석들 25년간 수도 없이 만났다. “우린 주 안에서 하나니까 다 한 언어로 예배 드려야돼!!” 착각하지 말자. 역시 심중언어는 통역으로 대변할 수 없는 것이다. 아마존에 이들과 몇년 째인데 아직도 많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