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정목사의 고정관념 비워내기
2024/07/27 03:2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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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현재 벤자민교회 건물 뒷마당, 교회 지을 곳으로 점지하고 화초를 하나씩 둘씩 심다보니 어설픈 식물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교회 바자회를 계획하면서 마당 정비가 필요하다는 교우들의 의견들이 있었고, 그 의견이 힘을 얻어 깨끗하게 정비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가꾸던 나무들을 싹 갈아엎고 다시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대지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정리하고 보니 반듯한 사각형의 땅입니다.

 자르고, 캐내서 부지로 정리하기

 동쪽 모퉁이에 터 잡은 바나나 군락을 들어냈습니다. 북쪽 모퉁이에 자리 잡은 삼층 높이로 웃자란 벤자민 거목을 잘라냈습니다. 두길 이상 자란 아보카드 나무, 풍성한 꽃을 피우는 천사의 나팔, 무궁화 두 그루, 지붕높이까지 벽을 타고 햇빛을 찾아 올라가던 담쟁이 넝쿨, 가끔 달콤 시큼한 열매를 선사하는 뽕나무 두 그루, 어깨 크기까지 자란 커피나무, 리치나무, 그라 비올라, 망고, 이파리가 우산만한 토란 군락, 인공연못과 쑥 텃밭, 거기다가 인공연못을 만들어서 파피루스와 부레목잠, 한국산 노랑 어리연 등등 그리고 햇빛이 너무 강해서 오년 전 제대로 된 천막까지 설치해서 뜰이 너무 비좁아 보였습니다. 그 마당에서 바자회를 열기에는 너무 쓸모가 적었습니다. 예배당 한복 포토 존, 의류 바자, 한국음식 바자, 인조 꽃 바자가 열리기에는 현실적으로 좁디좁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나무를 베어내고, 자갈을 다시 깔고 음식 부스를 만들고, 여선교회 회원들이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한국음식을 만들어서 판매하자는 계획이 무르익었습니다. 남자 성도들이 우리는 무엇을 도울까 하는 의논을 하다가 조인호 장로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의견을 냈습니다. 이번 참에 버릴 수 있는 것은 다 버리고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정리해서 교회부지 본래의 모습으로 돌리자. 그리고 바자회 전까지 대지에 자갈을 깔아서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게 하면 좋겠다는 방안이 실천단계에 왔습니다. 건축전문가가 거기 붙고 일꾼들이 오가는 가운데서도 5년 세월 함께했던 미련이 남아서 망상으로 꿈자리가 뒤숭숭할 정도였습니다. 마음을 비워야 그 자리에 성령 하나님이 좌정하시듯, 본래 목적대로 건물 지을 대지로 잘 다듬어놔야 하나님께서 거기에 건물을 세우실 것이 아니냐고 망상에 사로잡힌 저를 아내가 몰아세웠습니다.

 저는 행복한 목사입니다

 나무 몇 그루도 쉽게 포기 못하는 모습이 한심스러웠습니다. 그 자리에 건물을 짓기로 하고 설계도도 만들고 조감도도 그려가지고 있으면서 건축비가 없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는 동안 정리되지 못한 숲이 되어 교우들도 화장실을 오가며 매우 답답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인내심이 많은 이민자 교우들이 전기와 수도를 연결해서 물주기 편하게 해주기도 하고, 조명을 설치해서 밤에도 지척을 구분하기에 부족하지 않게 했고, 구석에 꽃이라도 몇 송이 피면 목사가 마치 꽃피게 하는 재주가 있는 것처럼 함께 웃어주고, 댕기가 창궐하는 철에는 공무원들이 호구조사하면서 물웅덩이가 있는지 조사할 때는 물고기가 있으면 모기 알을 다 집어먹어서 괜찮다면서 치어를 넣어주기도 하면서 함께 살다보니 나무가 자라도 너무 자랐습니다. 건축할 교회대지가 아니라 정글 숲이 된듯합니다. 목사는 매일 보니까 모르지만 가끔 한 번씩 보는 교인들 눈에는 도무지 뭘 못 버리는 편집증환자처럼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설(却說)하고, 다 잘라내고, 자갈로 평탄작업을 하고 천막이 필요하면 새로운 천막을 치는 것이 좋겠다며 목사를 달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간과 이번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주변을 말끔하게 정리하는데 앞장선 조 장로와 성도들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거기서 인디오교회 돕기 바자회를 해서 대박이 난 것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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