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박동주 목사, 그대 떠난 후 삼년!
2024/06/14 02:0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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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박목사 살아생전에 사용하던 침통이 우리 집에 와서 한참 있었습니다. 거기엔 수지침, 체침(體針), 수지침의 전설 <유태우의 수지침 강좌>, <생명의 안정> 등 관련서적, 부항기(附缸器) 등이 있었습니다.

 침통에서 읽는 교우사랑 처방지

 그런데 제 눈이 확 당겨진 것은 환자를 돌보았던 진료기록지입니다. 사람이름이 기록된 수백 케이스를 경락 표에 표시하고 차도를 기록한 진료지가 수북합니다. 우리 몸의 13개 경락에 문제된 곳을 체크하고 치료과정을 기록한 진료기록부입니다. 우리 선교사들이 수지침이나 체침을 배우고 선교지에 옵니다만 활용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박동주 선교사는 직접 수지침을 겸해서 선교현장에서 활용했다는 반증입니다. 손에 놓는 수지침뿐만 아니라 경락을 그려놓고 침 자리를 찾아 침관에 넣고 체침을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통증에 반응하는 힘인 정기와 사기를 갖고 치료하는데 전념했음을 알려주는 것이 기록지인 것입니다.

 유권사님, 우리 브라질 선교사들 백여명 중에는 제가 알기로는 유기원, 박동주, 이성근 목사 정도가 우리에게 알려진 소위 ‘침통을 흔들 수 있는 위인들’이신데 다른 분들도 훌륭하지만 박목사는 그의 진료표에 일일이 인체경락점(人體經絡點)을 표시하면서 환자를 낫게 하려는 사랑의 일념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듯 안수기도를 할 때 상대의 기운이 안수자에게 전이되어 환자를 위한 기도를 할 때 안수자는 고통을 느낌니다. 침을 시술할 때도 시침자의 기가 빠진다는 이야기도 안수기도의 이치가 같을 것이란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박목사가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에게 체침하며 느꼈을 고통까지도 결국 사랑의 힘으로 극복했을 것이란 깨달음이 진표기록표를 보면서 와 닿았습니다.

 음향오행의 침구들, 유목사가 대물림

 우리 몸을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다섯 원소와 음양을 더해서 신체의 신비를 읽으며 그 기운을 보하기도 하고 누르기도 하면서 하나님의 창조신비를 고양시켰던 박목사의 현지인 침구선교가 오늘따라 우러러 보였습니다. 박목사 서거 3주기를 맞아서 추모모임에 참여하기 위해서 브라질리아에서 온 유기원 선교사 내외는 이금숙 사모가 소중하게 간직했던 의료기기들과 진료기록표를 물려받았습니다. 그동안 그래왔지만 유기원 선교사도 박목사의 의료기구들을 물려받으면서 아픈 사람들을 대할 때 내 아픔으로 느끼며 치료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까지도 이어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권사님, 3년 동안이나 애지중지 보관하고 있다가 이제는 이 일을 계속할 사람에게 의료기기를 떠나보내는 이금숙 선교사의 마음도 우리 주님께서 헤아리실 것이라고 믿고,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묘지에 모인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함께 하시길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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