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한국에서는 이번 주 목요일부터 최장 6일간(9월28-10월 3일)이 추석 연휴입니다. 뿐만 아니라 금년에는 주일을 포함해서 휴일수가 116일이나 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3일 이상 연휴도 설날, 추석, 어린이날, 한글날, 크리스마스 등 무려 다섯 번이나 됩니다.
명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옛날 허리띠 졸라매고 살았던 우리네 삶을 반추해보면 ‘놀자 판, 먹자 판’이란 자괴감이 들기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추석 연휴에 우리는 무엇을 하면서 보내면 좋을까요?
명절이 되면 우리는 선물해야 할 목록을 만들기도 하고 선물 구입에 형편껏 지출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추석에도 지난 한해 고마웠던 이들에게 선물을 주기도하고 받기도 하며 지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선물이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선물이 순수한가 아니면 불순한가를 따져봅시다. 순수하게 이웃사촌간의 아름다운 풍습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사업상, 관계상 뭔가 하는 투자적인 의미의 선물이라면 이것은 선물이 아니라 뇌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죽 이런 것들이 우리 사회에서 악한 영향력을 발휘하다보니 ‘김영란 법’이니 ‘뇌물방지법’이니 하는 것으로 섬세하게 세밀한 규정을 만들기에 이르렀을까요? 이웃과 더불어 살았던 그 아름다운 명절 정신이 브라질에서 어떻게 발현될 수 있을까 함께 생각하고 실천하는 명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당장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수속 밟아 한국에 가면 삼우제에나 겨우 참석할 수 있는 그런 상황에서 살다보니 추석명절이라고 해서 머나먼 고향에 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내야 추석을 참 잘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설날에는 성도들이 능력대로 신권을 담아서 설날 세배하러 오는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나눠주는 재미로 설날을 보내는 그런 전통이 그립습니다. 그런데 추석에는 세뱃돈을 나눌 수도 없고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마음 같아서는 추석날 아침에 다 모여서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의 합동추도예배를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금년 추석 이렇게 지내면 어떨까요?
강대 앞을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의 사진들로 장식하고 국화꽃도 미리 준비하고 추도예배 예문과 국화꽃들을 받아 들고 함께 예배드리며 부모님 사진에 꽃 한송이 바치는 것은 추석의 의미를 더하는 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합동추도예배가 끝나면 여선교회와 각 가정에서 준비한 공동식사를 하고 보자기에 사진을 잘 싸서 각자가 갖고 돌아가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밤을 좋아하셨다면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밤을, 사과를 좋아하시던 어머님이 계시면 사과를, 우리 어머니처럼 찰떡을 좋아하셨다면 찰떡을.....,
기대하기로는 어쩌면 교회에 나오지 않는 분들도 함께 합동추도예배에 참여함으로 선교적인 역할까지 감당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으로만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영은교회에서처럼 목사가 각 가정과 시간 약속을 미리하고 한 바퀴 돌면서 장산홍 권사, 유옥순 권사, 최정자 권사 등등 추석에 귀향한 자녀들과 함께 여러 가정의 추도예배를 심방처럼 드렸던 생각도 나긴 합니다. 이번 추석날에는 아침시간에 함께 예배하고 아침 식사를 같이할 가정을 찾는다는 광고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몇 가정이 되던 우리의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망향 합동추도예배를 함께 드려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