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권사님 일 년에 한번 뵙는 우리의 여행은 참 힘이 듭니다. 이번에는 상파우르 과롤루스 공항에서 두바이까지 12시간, 두바이에서 몇 시간 경유하고 한국의 인천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만 하룻길 24시간의 길고 지루한 여행을 하며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을 오가는 다양한 경유, 다양한 코스

 브라질 과롤로스 공항에서 한국의 인천공항까지는 여러 나라를 경유해서 갈 수가 있습니다. 상파우르에서 유럽의 독일을 경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상파우르 미국을 거쳐 가는 코스도 있습니다. 그리고 상파우르에서 중동의 두바이를 통과하는 코스, 상파우르에서 도하를 경유해서 대한민국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그런 코스 등 다양합니다. 저는 이 코스 모두를 사용해봤습니다. 코스를 정할 때는 두 가지가 우선 고려사항입니다. 제일 첫 고려사항이 비용입니다. 넉넉하지 않은 선교사 입장에서 가격 사이트에 자주 들어가면 비행기 티켓 가격이 그때그때 달라서 미리 살펴보다보면 싼 가격이 형성될 때 예매를 해서 저렴하게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짐 검색이 까다로운가 하는 문제입니다. 짐을 정신없게 뒨장질해서 뒤죽박죽을 만들어놓고는 고작 한다는 이야기가 “보안상 뒤졌습니다.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이런 쪽지가 부친 짐 트렁크 속에 한 장 달랑 넣어져 있다면 기분이 좋겠는가 말입니다. 미국을 경유하는 비행기는 보안검색을 철저히 하는 바람에 짐 뒤짐이 심해서 공항에 도착해서는 아연실색할 때가 많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말이고, 미국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나도 예비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썩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중동을 경유하는 비행기, 대기시간이 길지 않는 비행기, 중동국적의 항공기를 타는 것이 가격적인 문제나 기내 음식, 안전성 등에서 점수를 더 주고 있습니다.

 경유하며 다양한 여행까지 즐기는 이들

 어떤 이들은 경유지에서 짧게는 하루 이틀, 길게는 보름까지 머물면서 그 공항이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주변 국가를 관광하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에 올 때마다 경유지를 바꿔가며 관광을 즐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일부러 그 지역을 관광하려면 커다란 비용이 들게 되므로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저희들은 바쁜 일정, 이민 수준의 짐, 관광비용 등의 문제로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했습니다. 

 지구는 촌입니다. 지구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갖고 사는 한마을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 지구촌에서 즐기고, 기여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세계인이 되는 일과 내 의사를 전달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뼛속까지 알아듣는 언어의 날개를 갖는 일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언어절벽에 낙하산을 달아주는 핸드폰의 자동번역장치가 엡으로 깔려 있어 천만다행입니다. 그런데 이런 장치가 개발되어 점점 완벽해진다면 공부는 뒷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깊은 문화적인 이해는 역부족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