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반지의 제왕: 기나긴 구원의 여정 20
2023/03/10 01:1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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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1. 또 한 명의 구세주

 앞서 보았듯이, 모든 기독교 작품에는 현실 세계로 들어와 위대한 희생을 치룸으로써 사람들을 살리고 다시 돌아와 적을 무찌르는 신적 존재인 ‘구세주’가 등장한다. 그런데 『반지의 제왕』은 조금 독특하다. 이 작품에는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구세주’가 나오기 때문이다. 

 톨킨은 구약성경이 한 명의 구세주의 두 가지 성격을 묘사하는 것에 착안하여, 이를 자신의 ‘중간계’의 설정에 맞춰 두 명의 다른 사람에게 나누었다. 이미 서술하였듯이, 예언자적인 메시아의 성격은 간달프에게 부여하였고, 전투적인 메시아는 다른 인물에게 부여하였다. 

 2. 고향을 떠나다

 간달프와 의논한 후, 빌보의 양자 프로도는 절대반지를 가지고 고향인 샤이어를 떠나 우선 브리(Bree)까지 가기로 하였다. 그들은 간달프의 단골인 ‘달리는 조랑말’ 여관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악마 사우론이 보낸 아홉 명의 ‘흑기사’들인 나즈굴(Nasgul)이 절대반지를 찾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자신의 정겨운 고향을 헤집고 다니지 못하도록, 특히 절대반지를 취하지 못하도록, 프로도는 자신의 정원사인 샘과 함께 길을 떠난다. 

 그러나 간달프는 제때 나타나지 않았고, 흑기사들은 여전히 절대반지를 뒤쫓아 브리까지 왔다. 이제 그들이 프로도를 죽이고 절대반지를 빼앗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절체절명의 시간, 그들은 뜻밖의 사람을 만난다. 

 갑자기 프로도는 햇볕에 얼굴이 시커멓게 그을린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 벽 옆 어둠 속에 앉아 호빗들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두꺼운 진녹색 천으로 만든 빛 바랜 외투로 온 몸을 감싼 채 실내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그는 얼굴을 거의 가릴 정도로 두건을 깊숙이 눌러쓰고 있었다. 그러나 호빗들을 지켜보는 그의 눈길은 어둠 속에서도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날카로웠다. - 『반지의 제왕』 제 1권 1장 341쪽

 그가 자기를 간달프의 친구인 ‘성큼걸이(Strider)’이며 호빗들을 도와주겠다고 하자, 위와 같은 기묘한, 또는 고약한 외모를 지닌 그를 샘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당신이 간달프가 말한 진짜 성큼걸이인지 우리가 어떻게 압니까?” 하지만 좋은 분별력을 지니고 있는 프로도는 말했다. 

 “나는 (…) 전부터 당신이 친구인 것을 알았습니다. 적어도 그렇기를 바라고 있었지요. 당신은 오늘 저녁에 나를 여러 번 놀라게 하셨지만, 적의 졸개들의 방식과 다르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그들의 첩자라면 아마 더 잘생기긴 했겠지만 어떤 거부감이 느껴졌을 테지요.” - 『반지의 제왕』 제 1권 1장 374-375쪽

 이사야는 구세주 예수에 대해 이러한 예언을 남겼다.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사 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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