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혹
성묘를 자주 못 가는 죄송한 마음에
물 없는 돌병에 꽂아 놓고 간 조화 한 묶음
비닐로 만든 꽃잎인 줄 알 리 없는 메뚜기
보라색 노란색 꽃 색깔만 보고 날아와서
꿀도 없는 가짜 비닐 꽃에 온통 마음 빼앗겨
옆에서 사진 찍고 있는 것도 모르는 메뚜기
“이르시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이르되
내가 그라 하며 때가 가까이 왔다 하겠으나
그들을 따르지 말라”
(누가복음 21:8)
- 가평, 강원도, 한국 2007.5.19 -
글ㆍ사진 박태화 장로(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