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지난 주일 컬럼에 내가 “십자가 넥타이”라는 제목으로 앞으로 넥타이는 십자가가 있는 넥타이 하나만 매기로 했다는 글을 읽은 몇 분이 “목사님이 갖고 계신 넥타이는 다 어떻게 하시나요” 하길래 나는 웃으며 “글쎄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 중입니다” 하였다.
예전에 브라질에서 목회할 때 우리 부부가 교회에서 잠을 자는데 새벽 2시경에 강도 3명이 교회 뒤쪽 창문을 뚫고 내 방문을 발로 차고 들어와 우리 부부를 소파에 앉혀 놓고 돈 내놓으라고 겁을 주면서 온통 방에 있는 서랍을 뒤지고 난리를 피다가 더우니까 냉장고 문을 열고는 조선간장이 콜라인 줄 알고 마신 후 기겁을 하며 놀라고는 화가 나서 간장을 여기저기 마구 뿌려서 한동안 방안에 간장 냄새 때문에 애를 먹었다. 그때 한 녀석이 손을 다쳐 피가 나자 내 옷걸이에 걸어놓은 넥타이로 손을 감는 걸 보고 아내가 바세린 연고를 발라 주었다. 그때 그가 손에 맨 넥타이는 어느 분이 여행 갔다 와서 선물해 준 것으로 주일 예배 때 매려고 걸어놓은 것이었다. 나는 주일 예배 때 이 사건을 얘기했고 예배 후 그분에게 “미안합니다” 했더니 그분이 “목사님 그거 아주 비싸게 주고 산 명품 넥타이입니다 너무 아깝네요! 하면서 “그래도 두 분이 몸 안 다치신 것 너무 감사하네요” 하였다. 10여 년 전에 무기수로 감옥에 있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무기수로 오랜 감옥 생활을 하면서 감옥에서 경험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적은 “담론”이라는 책을 썼다 그 사람이 쓴 글에는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떡 신자”라는 것이다. 떡 신자란 모든 종교 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또는 “기천불 종합신자” 라고도 한단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단체에서 위문품을 갖고 감옥에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너도나도 앞다투어 참석한다는 것이다. 그는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이 떡 신자가 되고, 기천불 신자가 되는 것을 누가 비웃을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 자신도 떡 신자, 기천불 종합신자였음을 고백하였다. 교도관이 와서, “오늘은 교회에서 위문하러 왔다. 갈 사람 손 들어라. “하면 들었고, “천주교에서 왔다. 갈 사람 손 들어라.” 하면 손 들었고, “불교에서 왔다. 갈 사람 손 들어라” 하면 또 손을 들었다고 한다. 그때 교도관이 “00번 너는 왜 매번 손을 드냐?” 하고 물으면, 그의 18번 핑계는 “교도관님, 나는 무기수이기 때문에 꼭 종교를 하나 가져야겠기에 여러 종교에 꼭 참여하여 어느 종교가 나에게 맞는지를 체험해 봐야 되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것은 그의 변명이고 진짜 마음은 위문품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고 고백하였다. 결국 그는 무기수로 감옥에서 세상을 떠났고 그의 미래는 천국이 아니고 지옥으로 갔다. 왜냐하면 그가 믿은 것은 바로 눈앞에 있는 떡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고 있는 내가 떡 신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다. 과연 나에게 손에 쥐는 것이 없고 떡이 없다면 정말 여호와 한 분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구원의 예수님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질문하고 또 질문해 본다. 나는 넥타이로 겪은 사건과 무기수의 글을 생각하며 그동안 매었던 넥타이들을 중고가게에 갖다 주려고 했는데 그냥 옷장 속에 두기로 했다. 그 이유는 넥타이를 맬 때마다 다른 걸 매려는 유혹을 이기는 훈련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조그만 유혹을 이김으로 다른 모든 탐심을 절제하는 내가 되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6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축복하신 후 모인 무리들을 다 배불리 먹이셨다. 너무도 놀라운 기적을 본 무리들이 이튿날에도 예수님을 찿아왔다. 그 때에 예수님이 그 무리들에게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로다”(요6:26) 하셨다. 이 말씀은 눈에 보이는 떡을 보지 말고 바로 이 기적을 베푸신 예수님을 보라는 뜻이다. 그래서 요한복음 6장 35절에서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하신 것이다. 우리는 물질과 탐욕의 신인 맘몬(mammon)을 따라가지 말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참 떡이신 예수님을 따라가는 떡 신자가 되자. 시편 37편 4절은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저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하신 것은 다윗왕이 하나님을 사랑한 고백이 이다. 우리도” 예수님을 기뻐합니다”하며 소원을 말하자 꼭 이루어 주신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