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저는 이름도 모르고 얼굴은 더더욱 모르는 친구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친구들 말고는 다 좋은 친구들입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외롬병에 걸린 현대인들이 기웃기웃하는 것을 노리는 이단과 음흉한 친구들도 더러 있긴 합니다. 저는 우리꽃을 사랑하는 그런 모임, 교회 목회정보를 공유하는 모임, 교회력에 따라 지금까지의 성화들을 공유하는 모임 등 대여섯 모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루에 수만명과 잠깐씩 만나는 셈입니다.
소통의 창 가상공간(SNS) 사냥하기 모두가 인터넷 가상공간(SNS)입니다. 저는 ‘페이스북(facebook)’을 합니다. 교우들과는 카톡방(talk)에서 함께 만나고 있습니다. 원고나 글을 나눌 때는 네이버(Naver)를 통해서 소통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정기적인 예배와 설교를 공유합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한메일과 코리아닷컴을 얼마 전까지 했었는데 도둑님들이 하도 많아서 비밀번호를 바꿔라, 한글과 알파벳을 섞어서 헤커들이 잘 모르게 하라 등등 자꾸 잔소리를 합니다. 처음 인터넷을 시작할 때 얻은 아이디 “jcs9379”는 역사적인 번호였습니다. 제 이니셜이 들어간 알파벳과 제 전화번호였습니다. 어렵게 이 번호를 차지했는데 이 번호는 제가 그때 근무하던 기독교방송의 주파수 번호였습니다. 제가 개국요원으로 발령받아간 춘천에서 처음으로 주파수를 받았는데 FM93.7MZ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다 서울의 음악FM방송의 주파수가 FM93.9MZ인 것입니다. 이 주파수는 방송국의 전파주소이기도하고 생명입니다. 저는 당장 춘천의 근무지 핸드폰 대리점에 가서 0937, 9370, 9379등의 전화번호를 받기 위한 엄청난 투쟁(?)을 벌였습니다. 대리점 직원은 별로 좋지도 않은 번호를 차지하려고 뭘 그렇게 목숨 거느냐는 태도입니다. 내 힘으로는 잘 안 돼서 보도국의 출입기자까지 부탁해서 9379를 얻는데 성공하고 방송국을 그만두고 목회를 하는 지금까지 그 번호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에 가면 잠시 풀어서 쓰다가 브라질에 올 때는 당분간 잠을 재우는데 드는 비용을 지불하고 나옵니다. 일년에 한 달가량만 사용하는 번호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방송국 후배들과 통화하면 벌써 “선배님 한국 나오셨군요”하고 금방 알아봅니다. 9379를 알아보면 옛 친구구요, 이 번호를 잘 몰라보면 최대한 5년이 안된 친구라고 보면 정확합니다. 유권사님,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 가상공간을 담당하는 통신회사에서 자꾸 비밀번호 업데이트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안내하는 대로 하다보니 제 9379에 비밀번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해외에서 저를 인증하는 방법이 없어서 사용할 수없게 된 것입니다. 인터넷 공급 회사에서는 기계적인 의심이 시작되었고 갖은 방법을 동원해도 방법은 하나입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정찬성이 나인지를 인증하고 그리고 매의 눈으로 확인절차를 거쳐야 다시 다음(DAUM)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집도 빼앗기고, 야단도 맞고요 유권사님, 늘 드나들던 집인 전자메일 주소가 차단되고 한동안 난감했는데 더 세계적인 구굴과 만나고 나서부터 그런 난감함이 다소 해소되었습니다. 서른 명 쯤되는 친구들에게 강단여백을 보내는 일은 게을러서 못하고 있고, 안보내면 독촉하는 남미복음신문과 연합기독뉴스 등에 보금자리 보내는 일도 지메일(Gmail)로 보내고 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만 페이스 북 제 방을 아침마다 돌아보는데 한페북 친구가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어떤 집사님이 하도 속을 썩여서 하나님 아무개 집사님 때문에 너무 힘이 듭니다.” 오랫동안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어느 날 목사님께 나타나셨습니다. “그동안 넌 나에게 뭘 잘했다고! 그리고 교인들에게 뭘 잘한다고 그러냐?”하시면서 이어서 짧게 한 말씀 덧붙이시고는 목사님을 떠나셨습니다. “너 때문에 나도 힘들고 교인들도 힘이 엄청 들것이다. 그러니 네가 고쳐라. 기다려줄게” “넌 뭘 잘했다고?”하는 페북 친구의 이야기는 꼭 내 이야기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