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굳이 고백하지 않아도 내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내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젠 이렇게 생각나는대로 몇 자 깨작거리는 것이 즐거움이 되버려 혹 신문사가 그만 쓰라 하면 아마 계속하게 해달라 사정할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예전 몇 신문들에서 글을 거부당한 적이 3번 있었다. 첫 글은 자녀들에 대한 글이었는데 열심히는 했지만 전문인이 아니다보니 맨날 그 얘기가 그 얘기, 그 문제인 것 같아 신문이 개편되는 어느 날 연락을 받았다.(쉬라고..) 물론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신문사에 대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서였다. 나머지 두 번은 영화에 대한 글이었는데 영화 소개와 평을 썼었다. 하나는 포어 신문에 또 하나는 한국 신문에.. 하지만 언젠가부터 일이 바빠지며 영화를 깊이 감상하지도 또 심오하게 분석하지도 못해 별 호응이 없자 그 둘도 개편되는 시기에 연락을 받았다.(쉬시라고.. 참 걱정 많이 해준다.) 그런데 이것도 한 번 당해봤다고 상처가 덜 되었고, 또 당시 쓰는 동안 마음에 부담이 없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신문사에 감사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다 잠시 이런 생각을 해 보게 됐다. 대체 내 글은 뭐지? 이 글들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 하는 것이 궁금해졌다. 과연 누군가에게 축복이 되어 주는가? 아니면 신문사에 부담만 주는 것은 아닐까에 대한 분석이 필요했다. 그래서 자주 하는 일이지만 이 신문 안에 다른 분들의 글들을 모조리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역시나, 읽고나니 확실히 내 글의 케릭터와 정체성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답은 하나였다. 바로 ‘저질’이라는 것이다.(아, 여러분말고..) 그렇다. 아무리 봐도 내 글은 ‘저질’이다. 즉 질이 낮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글들에 비해 읽기가 수월하다는 것이다. 초등학교만 나와도 내 글은 누구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거기에 짧기까지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하지만 다른 분들의 글과 비교해볼 때 참으로 부끄러운 글이다. 감정적이고, 거칠고, 또 역시, 수준낮은 문법.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그래서 이 글의 존재의 가치가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혼자 잘논다..) 왜냐? 내 글이 나름 주위 글들과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들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른 글들이 많이 생각하고 분석하여 없어선 안될 정보들을 전해주고 있다면 내 글은 그냥 잠시 쉬어가는 벤치같다. 조금 놀다가면 되는, 그래서 신문의 중간 자리를 대략 어울러지게 자리잡고 앉아 저 바뀌지도 않는 사진 하나로 80회를 버틴 것이다.(진짜 사진 좀 바꾸자..)
 때로 우린 가끔 나의 존재에 대해 실망하고 남이 부러울 때가 많다. 하지만 난 나 나름만의 매력이 있고 나만의 가치가 있다. 무엇을 할 줄 알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은 나의 존재를 통해 때로 내 주위의 완벽함 속에서 균형을 이루어 주신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다르게 만드셨다.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세상은 늘 이렇게 말한다. “저 사람을 이겨라! 인정받으려면 밟아라. 최고가 되어라!”. 그래서 우리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려고 거짓말도 하고, 미워도 하고, 시기도 하고, 견제한다. 그러는 동안 인생은 흘러가고 결국 우리는 그렇게 나 자신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하나님만이 우리가 특별한 은사가 없어도 얼마나 귀한 존재인가를 알게 하는 진리로 인도해 주실 수 있다. 그 분을 위해 이 세상의 균형이 된다면 그것은 이 세상의 그 어떤 업적보다 위대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