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영 목사(워커스미니스트리 대표)
한 미용실 인턴의 고백이 인터넷에 올랐다. “제가 미용 시작한지 한 달쯤 됐을 때에요. 대머리 고객님이 찾아오셨는데 머리가 구랫나루 부분만 남아 있으셨어요. 그래서 머리를 잘라드리고 그 머리카락이 있는 쪽만 샴푸해 드리고 정수리는 물을 안댔는데 나중에 고객님이 엄청 화를 내시고 욕하시는 거예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정말 몰랐어요.. 선생님들 중 누구도 이런 상황을 알려주시지 않으셨거든요. 대머리 손님에게 샴푸하는 법을.. 그 이후로는 대머리 고객님이 오셔도 트리트먼트까지 다 해드려요.”
웃긴데 안웃기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현실은 대머리인데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비유다 비유. 나 대머리 아니다.) 대머리인데 아닌 척하고 화내고 우겨봐야 미장원에서는 돈내는 고객이니 척해준다지만 진실은 변함없는 대머리이다. 아니 이젠 하나 더 얹어서 ‘진상 대머리’. 우리는 때로 척하며 사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그 착각의 영역 속에서 자기 자신을 위로하며 빠져나오기 싫어한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정직하다. 그리고 그 현실을 부인하고 살다보면 언젠가 그 모든 결과와 맞닥드리게 될 것이다. 우린 지금 당당하게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
현재 교포교회 40여개 중 청년부가 부흥하는 교회는 많지 않다. 사실 암울할 정도다. 곧 10년, 20년 뒤면 그들이 교회를 이끌어가야 할텐데 교회들은 점점 고령화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은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간다. 혹시나 젊은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역자가 있다 해도 그들의 미래보다는 당장 지금 우리 애들만 돌봐준다면 괜찮다는 교회들이 수두룩이다. 그러면서도 이 행사 저 행사를 열어 사람들만 모이면, 봐라 이렇게 부흥하지 않냐 하며 서로 다독이고 있다. 또 어떤 교회들은 사역자 없다고 애들을 모두 대예배에 들어오게 해 억지로 앉혀놓고는 통역이나 배려 하나 없단다. 보장하는데 그 녀석들 성인되자마자 다 교회 뛰쳐 나간다. 언젠가 한인 교회들은 노인들만 남을지 모른다. 지금 괜찮은 척 할 때가 아니다. 문제는 모두에게 있다. 도전정신없고 두려움은 많고 맨토는 필요한데 그냥 날 대접해 줄 교회만 찾는 젊은 사역자들, 완성된 사역자가 없어 못키운다고 팔짱만 끼고 있는 교회들. 양쪽 현실은 다 대머리인데 당당하게 문제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방법이 하나 있다. 해결책은 우리 부모들, 자녀를 둔 성도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교회는 온 성도가 함께 세워가는 곳이다. 교회가 알아서 해주기만을 기다려서는 안된다. 눈치보지 말고 교회 교육부, 집사님들 부모님들이 일어나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깨어 건의하고 함께 일해야 한다. 사역자들은 권위가 없어 아무리 이야기해도 꿈쩍하지 않는다.(..해봐서 안다..) 이제 그만 교회 눈치, 다른 사람 눈치보고 현실을 위해 당당하게, 성도들이, 부모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그게 진정으로 교회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것이다.
한국 한 아파트에 외국인이 벽에 이런 글을 붙였다 한다. “안녕하세요. Goldville주님들. 나는 Alan Dabiri다. 좋은 아파트에 나는 항상 감사합니다. 하지만 몇몇 주민 핍니다. 담배. In 아파트에서. 밖으로 나가기 귀찮습니까? 당신의 어머니 또한 귀찮았을 것이다. 당신을 낳는 것. 아파트 안에서 피우지 마십시오. And I also 금연좋아.” 더 대박인 건 이 종이 맨 위에 자신의 사진을 떡하니 붙여놨다는 것. 옳은 일이라 생각하니 서툰 한국어지만 당당하게 나설줄 아는 저 외국 주민의 용기가 정말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