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오늘 운동하러 갔다가 거기서 우리교회 바자회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감격했습니다. 선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았습니다. 브라질선교교회가 이 지역에 창립되고 벌써 14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존폐의 위기를 겪기도 하고 분열의 아픔으로 내상을 입고 신음하 며 이래서는 안 된다고 교우들을 격려하며 곱씹기도 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 교회건물을 매입하고 브라질선교교회로 등기를 하며 공공성 확보노력을 꾸준히 계속하고 있습니다.
창립 14년 만에 처음 여는 바자회 준비
교회창립 후 처음으로 열리는 ‘최초바자회’ 계획서를 들고 여선교회 회원들이 왔습니다. 장한 일입니다. 신앙들이 많이들 컸습니다. 나에서 너로 그리고 우리로까지 그 삶의 진폭이 확장되었다는 내적신호입니다. 교우들이 제일 잘하는 것들로 바자회를 하는 것입니다. 아마 세계를 아우르는 한식들을 늘 다루고 있어서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교우들과 자녀들이 입던 작은 옷들과 생활용품들은 한국 메이커를 용케 알아보는 현지인들에게 불티날 것이란 게 중론입니다. 바자회를 예견했는지 매년 한국방문하고 돌아올 때마다 액세서리와 가방을 제작해서 판매하는 아내 후배에게 기증받은 물품들을 조금씩 모은 것이 빛을 보게 되었으니, 그것도 반응이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교우들과 나눈 가방에 자랑스럽게 성경찬송을 넣고 다니는 교우들을 보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할 때 성공이 예감이 되는 것입니다. 한식 종류도 수백 가지가 되지만 한류바람을 탄 음식과 식당을 운영하는 교우들의 손맛을 중심으로 메뉴가 정해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목사는 귀한 정신을 함께 공유하는 바자회도 참 중요하지만 이 행사를 통해서 하나가 되고 의견을 하나로 모아가는 인간관계의 품격들이 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합니다. 바자회를 통해서 브라질을 다 살 수 있는 돈을 모아도 일이 끝난 후 불평불만이 앙금으로 남거나 척지는 일이 생긴다면 안 한 것만 못한 것이 교회행사이기 때문입니다.
즐겁고, 의미 있고 하나 되는 바자가 되길
이 일을 진행하면서 각자의 역할분담과 각각의 역할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지도력이 여선교회 회원들에게 생겨서 투명한 논의과정, 결정사항의 역할 분담, 여선교회라는 조직의 협동심이 돋보이는 훈련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목사만의 생각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도 간절합니다. 바자수익은 어디에 쓸까 하는 데에도 자부심으로 충만한 고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선교회 회원들이 모여서 의논하고 좋아하고 한 발짝 앞으로 나가며 일을 진행하는 모습들을 곁눈으로 보는 목사도 즐겁습니다.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바자회(7월 20일)는 내일 열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도상훈련이 끝났고 곳곳에 포스터가 나붙었습니다. 바자회 수익으로는 이과수 접경에 위치한 인디오교회 두 곳에 겨울용품을 보내기로 하고 상파우르에서 샘플 작업한 것을 평가하는 일까지 마쳤습니다. 폭 150센티, 길이 180센티 두 겹 담요를 아까라흐미교회와 아로초과수 빌리꼬교회 교인들에게 보내는 일입니다.
그런데 차마 여선교회에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늘 기도하는 브라질 선교지의 다섯 목회자 가정에도 따스한 케시미어의 온기가 전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이건 권사모임을 중심으로 남자성도들이 보탬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