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복 목사(시온성장로교회 담임)
내일이면 2023년은 영원히 사라지고 맙니다. 더 우리와 함께할 수 없는 2023년입니다. 2023년을 어떻게 지내오셨습니까? 저에게는 참 다사다난했던 해입니다. 가장 먼저 힘들었던 일은 1월 27일에 사랑하던 아내가 하나님의 나라로 이사를 했다는 사실에 그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해입니다. 33년이라는 시간을 같이 지내오던 사랑하는 아내가 병원에 입원하여 이제 잘 회복하여 집으로 돌아오겠지 했습니다. 그런 아내가 병원에 입원한 지 둘째 날 밤에 잠을 자는 가운데 하나님의 품에 안긴 것입니다. 그 날 병실에서 아내를 바라보고 있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파서 쓰러지고 무너지려는 저에게 하나님이 들려주신 음성이 있었습니다. 바로 하나님은 저에게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아니 그 어떤 말로도 위로받기가 참 힘든 시간인데 하나님은 대뜸 저에게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인가? 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아내를 지켜 주셨던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습니다. 참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내를 지켜 주신 하나님이셨습니다. 연약한 가운데서도 지금 여기까지 지켜 주신 것은 하나님이셨습니다.
2004년에 브라질에 담임목사로 청빙 받아 30대 후반의 젊은 아내가 교회사역을 감당해 나가는 남편을 바라보고 함께 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 모든 일을 보고 들으면서 속으로 감내해 내야 하는 아내의 위치와 그 심성으로는 도저히 견디기 힘든 일들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질병이 찾아왔고 연약한 가운데서도 남편과 자녀들의 자리를 지켜 주려고 마음이 아주 힘들었지만 속으로 숨기고 아닌 척하면서 견뎌낸 아내였습니다. 그런 아내가 견디다 못해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하루면 일반병실로 또 하루 지나면 퇴원은 한다던 아내가 둘째 날 밤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하나님의 품에 안긴 것입니다.
이런 아내는 이 세상에서 자신의 생이 끝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인생이 이 세상의 육신이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또 다른 삶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히브리서 9장 27절에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그렇습니다. 한번 죽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정해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예수님을 믿고 세상을 떠났느냐? 아니면 예수님을 믿지 않고 세상을 떠났느냐? 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바로 천국과 지옥이라는 분명한 곳으로 갈라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은 사람에게는 천국에서 하나님과 영원히 평안 가운데 행복을 누리는 삶이요 예수님을 믿지 않은 사람에게는 지옥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 곳에서 영원히 고통 가운데 지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귀한 은혜를 알고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하신 말씀을 아멘으로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아내가 병으로 말미암아 고통 가운데 지내지 않고 하나님의 품에 안아 주셨으니 큰 은혜이고, 아들과 저에게 아내가 받는 고통을 보지 않고 그 삶에 함께 힘들어하지 않게 하셨으니 또한 은혜입니다. 더 큰 은혜가 이 세상의 그 모든 고통과 아픔과 눈물 흘릴 일이 없이 하나님과 영원히 살 수 있도록 하나님의 나라로 이사를 하였으니 가장 큰 은혜입니다. 아내의 삶이 끝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의 삶을 새롭게 시작한 것입니다.
2023년도 우리 앞에 하루 남았지만 2023년이 끝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2024년이라는 첫날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저에게 또는 우리에게 큰 기쁨이요 즐거움이고 행복입니다. 그래서 끝이라는 말에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이 되기에 기대가 있습니다. 감사함이 있습니다.
저는 2023년이 그렇게 아픔으로 시작을 하였지만, 지금은 그 어느 해보다 더욱 기쁨과 감사함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것은 2020년 3월에 브라질 OOO 교회에서 만 16년을 사역하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내려놓고 3년이라는 시간을 아내와 함께 쉼의 기간을 가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때 아내의 마음 상처를 알고 많이 이해하고 안아 주면서 마음에 행복을 찾아주고 기쁨 속에 지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3년을 아내와 함께 알차게 보냈던 시간이 아내가 하나님의 품에 안김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끝나는가 했는데 하나님은 또 다른 일을 준비하셨다가 저에게 안겨 주셨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하게 하셨습니다. 바로 목회를 다시 하게 하신 것입니다.
아내와 마지막 정리를 하려고 한국에 계신 장인 장모님을 찾아뵙고 잘 정리한 뒤에 브라질로 다시 돌아와서 아직 정리하지 못했던 아내의 유품을 다 정리하였습니다. 그 뒤로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목회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저를 받아 주시고 목회를 하도록 허락하신 2개 교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개 교회는 저의 모든 사정을 이해하고 저를 돕고 또한 교회에도 도움이 되는 선한 길이기에 저를 받아 주신 것입니다. 진정 하나님이 말씀하신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하신 말씀을 다시 묵상하게 하셨습니다. 감사로 가득하게 하셨습니다.
이제 2023년은 우리의 뒤로 물러섭니다. 2023년은 끝입니다. 그러나 2023년의 끝은 2024년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2023년이 지나간다고 해서 아쉬워 할 것이 없습니다. 좋은 일과 아픈 일이 같이 왔다 갔다 했지만 2023년이 끝나야 2024년이 새롭게 시작되는 것처럼 우리의 모든 일이 끝나야 또 다른 새로운 일들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참으로 좋으신 분이십니다. 하기에 2023년을 끝으로 모든 것을 끝내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2024년이라는 귀한 선물을 준비하여 우리에게 안겨 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섭리 속에 이루어지는 2023년을 잘 끝내고 우리를 위하여 새롭게 선물해 주시는 2024년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들로 가득 채울 수 있기를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아멘!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