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반지의 제왕: 기나긴 구원의 여정 52
2023/11/17 03:2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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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프로도: 구원의 여정(7) 

 그러나 골룸이 의도하지 않게 구원에 실패한 프로도를 구원한 역할을 하게 된 것,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 일이 끝나기 전에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결국 동굴의 사건 후 그를 죽이지 않은 ‘빌보의 자비’였다. 그것은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그를 없애 버리려던 샘의 자비였다. 이 ‘자비’가 프로도 자신과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그런데 이 자비는 스스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당장 샘만 하더라도, 그가 골룸을 죽이는 것을 망설일 때의 묘사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이 반역의 살인마를 죽이는 것이 천 번 만 번 옳은 일일 것이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망설이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 (『반지의 제왕』 제 6권 108쪽) 여기 이 “가슴 깊은 곳에서 망설이게 하는 그 무언가”가 골룸을 죽이는 것을 막은 것이다. 

 그것은 무엇일까? 『반지의 제왕』 초반에 간달프가 프로도에게 했던 말을 돌아보자. “이 사건의 이면에는 이 반지를 만든 자의 계획마저 뛰어넘는 어떤 다른 힘이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되네. 쉽게 말하자면, 빌보가 반지를 발견하도록 (그것의 주인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 의해) 계획되었다는 거야. (…) 그렇게 생각한다면 자네가 반지를 가지게 된 것도 그 누군가의 뜻에 따른 것이며, 따라서 이 사실은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는 거지(『반지의 제왕』 제 1권 136-137쪽).” 

 그렇다. 그것은 바로 모든 이의 의지, 심지어는 악마의 의지를 뛰어넘는 ‘그 누군가’의 뜻이다. 다시 말해서, 악한 골룸을 통해서 프로도 또는 그 누구도 이룰 수 없는 구원이 이루어진 것은 ‘그 누군가’의 뜻에 따른 ‘자비’라는 말이다. 성경은 이것을 명확하게 말한다.

 “우리 구주 하나님의 자비와 사람 사랑하심이 나타날 때에,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가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자비하심을 따라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하셨나니(딛 3:4-5).” 그 누구의 뜻이나 행위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이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실은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직 전능하신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신뢰가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이다. 이것이 은혜다. 

그런데 이 구원은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구원은 결코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의도한 것이든 우발적인 것이든 간에. “자비가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할지도 모른다는 말일세. 어쩌면 자네의 목숨까지도 말이야(『반지의 제왕』 제 1권 145쪽).” 

 이 모든 사실을 프로도는 구원과 함께 깨달았다. 절대반지가 파괴되고 악마 사우론이 퇴치된 것이 자신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고 인식한 것이다. “너는 간달프의 말을 기억하고 있어? 골룸도 할 일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 다는 말. 샘, 그가 없었다면 나는 그 반지를 파괴하지 못했을 거야. 그 쓰라린 최후의 순간까지 와서 우리의 원정이 수포로 돌아갈 뻔했어. 그러니 그를 용서하기로 하지. 원정은 성공했고 이제 모든 것이 끝났으니까. 너와 지금 나와 함께 여기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샘, 이 모든 것 마지막에(『반지의 제왕』 제 6권 114-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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