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오고 가고, 또 오고가고 또?
2022/08/18 22: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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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목사님, 예본이가 감사헌금을 했습니다.” 헌금집계가 적힌 수지보고서의 낯선 이름에 궁금함이 넘쳤습니다. 최근몇 주 동안 새로운 얼굴들이 예배에 참석해서 예배 분위기가 따뜻해져서 좋았습니다. 출장 온 권순일, 방학이어서 브라질을 방문한 지현이 예본이 서윤이가 그들입니다. 여기에 오래 머물며 교회생활을 같이 할 성도들은 아닙니다만 주일에 예배드릴 곳을 찾아 나선 이들이어서 참 귀한 신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일성수와 감사예물은 본인의 신앙고백일 수도 있고, 브라질에 출장 갈 때 그곳에 교회가 있는 지 미리 알아보고, 여행하는 동안 교회에서 예배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제가 브라질에 와서 목회로 교인들을 섬긴지도 칠년인데 수백 명이 다녀가셨습니다. 3-5년 쯤 근무하는 주재원으로, 두어 주에서 몇 달까지 출장자로, 상파우르에서 삶의 근거를 재정비하기 위해서 왔던 이들, 교민으로 한국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왔던 이들, 자녀들이 있는 브라질에 다니러 왔던 부모세대, 부모를 따라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브라질에 온 아이들까지 참 다양한 이들이 브라질에 오고 가며 신앙의 프렛홈인 교회에 다녀갔습니다. 얼추 수백 명도 더 될듯합니다. 십여 년 전에 교회를 처음 개척할 때부터 지금까지 교회를 지키며 신앙 생활하는 가정은 불과 몇 가정에 불과합니다. 물위에 떠다니는 부평초나 부레옥잠을 보면서 세계라는 연못에 바람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며 꽃피고 열매 맺는 식물들이 우리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볼 때가 있습니다. “여기 이 도시는 내가 마르고 닳도록 있을 곳이 아니다. 여기 뼈를 묻을 곳도 아니고 잠시 일 따라 왔다가 일을 마치면 떠날 곳이다. 그러니 살면서 크게 부딪치지 말고 서로 잘 지내려고 노력하겠지만 내 비웃장이 안 맞으면 서로 딴 길로 가면 그만이다. 어차피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헤어질 몸 아닌가!” 만나서 잠시 이야기를 해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보일 때가 있습니다. 친구도 교회도 애인도 다시 만나 가정을 꾸려도 내 이해관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모습을 가끔 보면서 진실하게 산다는 게 참 힘들고 어려운 고행길이구나 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진실함이 서로 깊게 교제하는 조건이 아니라 이용의 대상이 될 때도 많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다보니 주일 예배찬송 선곡도 “괴로운 인생길 가는 몸이(479), 하늘 가는 밝은 길이(493), 저 뵈는 본향집(239)” 등등 이런 찬송들이 떠올랐습니다. 내일이 김집사에게 주보원고 보내는 날이니 아직 시간은 있지만 나부터 생각을 좀 바꿔야겠다고 맘을 다잡았습니다. 반주자에게 찬송을 미리 보내야 한번이라도 더 기도하며 연습할 수 있어 뒤로 미루기는 또 힘이 듭니다. 다시 찬송을 찾습니다. 개회찬송 66장 “다 감사드리세” 말씀 전 찬송 255장 “너희 죄 흉악하나” 봉헌찬송 50장 “내게 있는 모든 것을”  파송찬송 505장 “온 세상 위하여” 정리해서 개인 톡으로 보냈습니다.

 출장길을 떠나도, 방학을 맞아 여행을 가도 주일예배 드릴 곳을 미리 점검하고 감사하며 예배드리는 이들이 있어 감사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린 언젠가는 헤어져야 당연합니다. 하나님이 부르셔서 천국환송하며 헤어지기도 하고, 직장이나 사업 때문에, 학업 때문에 전 세계가 다 활동영역이 되어 더 자주 헤어지고 만납니다. 거기에 익숙해져서 살지만 하루를 같이 만나도 주안에서 주님과 더불어 주님 뜻을 헤아리며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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