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평안하시죠? 한국의 농촌은 옥수수가 한창이라고 들었습니다. 넝쿨 강낭콩이 포실하게 익었고요, 감자는 장마 전에 다 캐서 갈무리하고 남는 것은 농협에 위판했다는 이야기를 저희 어머니 ‘박순희 통신’을 통해 전해 듣습니다.

 포어예배 개설과 둘이 하나
 찰옥수수가 팔뚝 만하다느니, 감자가 땡글땡글해서 솥에 찌면 툭툭 껍질의 분이 터져서 참 맛나다는 말씀을 보고 싶은 마음에 실어서 일부러 강조하시는 듯합니다. 그러시면서 한국의 방송들이 전해주는 브라질의 코로나 상황에는 신경이 쓰이셔서 “별일 없지?”, “마스크는 꼭 쓰고 다니고 있느냐”고 당부를 하실 때는 환갑 지난 저에게 물가에 내 놓은 어린자식한테 하듯 하십니다. 시시콜콜 궁금해 하셔서 브라질감리교회와 함께 하고 있는 “둘이 하나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기도를 부탁드렸습니다. 피라시카바 에벤에셀감리교회에서 시무하던 까롤로스Carlos Alberto Dias Da Cruz 목사를 브라질 감리교회 감독의 임명장을 받아 이또 감리사가 우리교회로 파송했습니다. 피라시카바와 깜비나스 지역에 살고 있는 한국인 남편과 브라질 아내 그리고 그 자녀들에게 관심 갖고 다가가는 목회를 위해서 까롤로스 목사를 우리교회로 파송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 실험적인 목회를 “두리하나 프로젝트”라고 이름 짓고 그 사역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중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맞아 잠시 주춤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 주보에 <두리하나(2♡1, Guia do Culto)>코너를 드리고 연재하게 했습니다. 포어로 글을 써오면 한글로 번역해서 포어와 한글을 나란히 싣는 그런 코너입니다. 까롤로스 목사가 브라질과 한국 문화를 동시에 체험하면서 생기는 긍정과 부정적인 상황들을 “두리하나(two & one)라는 관점에서 연재하도록 부탁을 했습니다. 본인에게는 본인이 만나야 할 목회현장의 성도들을 이해하게 하고, 두 문화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실제로 브라질에서 정반합을 이루며 어우렁더우렁하고 있다는데서 그 의미를 생각한 것입니다. 브라질감리교회는 감독과 감리사가 그 역할을 감당하도록 까롤로스 목사를 우리교회로 파송해서 그 실험적인 일을 감당하게 한 것입니다.

 포한칼럼으로 두 문화 이해 실험
 우선 예배가 포어 예배와 한국어 예배로 나눠서 드리고 토요일에는 서로의 문제를 이해하는 토요미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주일예배에 대한 이야기가 보고되고 저는 개인적으로 다문화 가정을 아는 대로 알려주고 까롤로스 목사와 안나 사모를 통해서 두 문화가 한 교회에서 만나는 놀라운 목회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저는 기존의 한국인 교인들에게 이 사역이 우리가 지원하고 격려해야 할 사역이라는 공감대를 넓혀가는 일에 목회적인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언젠가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교회는 한국어 예배와 포어 예배가 모두 중요하게 여겨지는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포어를 더 깊이 이해하기를 원하는 한국인들이나 그 자녀들 그리고 두 부모님 중 한분의 한국어를 더 깊이 알고자 하는 브라질 자녀나 그 부모가 함께 예배하고 섬기며 서로 사랑하며 깊이 교류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유권사님, 까롤로스 목사가 주보에 쓰는 <두리하나 칼럼>에 “한국에 유학 갔을 때 집안과 집안의 만남인 유교풍습인 중매결혼 문화가 낯설었다”는 이야기와 “한국의 온돌 문화와 브라질의 침대문화 그리고 거기에 따라서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가는 것이 처음에는 참 어색했다”는 이야기도 실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양인의 청결과 위생, 그리고 신발에 묻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밖에 벗어놓고 들어온다는 종교적인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썼습니다. 신발을 밖에 벗고 들어옴으로 불안과 두려움뿐만 아니라 어려운 문제를 밖에 놓고 집안에서는 오로지 가족에게 헌신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저는 까롤로스 목사가 <두리하나 칼럼>을 쓰면서 두 민족이 하나 된 목회현장에 더 깊은 애정과 공감대가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