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이 엄중한 시기에 우리 남미선교지방 교역자 한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 19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아르헨티나 빈민지역에서 목회하는 장선교사입니다. 알바레스병원에 입원해서 감리사인 저에게 보고해 왔습니다.
알바레스 병원에 입원한 장선교사 소식 저는 우리 지방회 서기인 김형일 목사에게 남미5개 나라의 동역자들에게 바이러스 조심하는 일과 장목사를 위해서 기도부탁을 하는 문자를 급히 보내게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지방이 속해 있는 동부연회 홍성천 총무에게 긴급하고 엄중한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여기까지가 감리사인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정적인 의무입니다. 그리고 저는 예배당에 나가서 하늘 아버지께 아뢰었습니다. 공연히 눈물이 펑펑 났습니다.
주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 빈민지역에서 일하는 우리 지방 동역자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붙들려서 알바레스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왜 빈민지역 화벨라의 그를 지켜주시지 않으시고 그를 병원으로 끌고 가셨습니까? 현지인 동역자들도 함께 입원시키셔서 사역을 중단케 하신 당신의 귀한 뜻이 어디 있습니까 주님! 같은 지역에서 선교하는 오재성과 김형일 목사를 지켜주시옵고 남미선교지방의 동역자들을 지켜보호하여 주시옵소서.
기도는 길어지고 감정은 격해졌습니다. 그렇게 열심인 장목사를 넘어뜨린 것이 섭섭했습니다. 그의 원주민 신학교는 어쩌구요? 개인통장 하나 없이 사역하는 무소유의 그를 좀 쉬게 하시려고 그러신거죠 하나님! 주님, 내일은 선교사님들 몇 가정이 우리교회에 오셔서 여선교회 성도들과 함께 고추장을 담근다고 합니다.
교우들의 선교사 가정 섬김 패키지 보고 한숙녀 집사와 제 아내는 벌써 사탕수수 물엿, 고춧가루, 미소된장 등 시장을 보고 모처럼 모이시면 함께 잡수실 김치와 갈비도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식으로 갈비를 저미고 아이들 입맛에 맞춰 간장 양념을 하고 성인용 고추장 양념을 해서 준비했습니다. 김은경 집사는 오늘을 예상하며 지난번에 담가놓은 오이지를 선교사 수만큼 나눠 포장을 해놨습니다. 김도영 집사는 선교사 가정에 보낼 쌀을 준비해서 교회에 갖다 놓고 갔습니다. 정민선(토니)이 앞장서고 엄마인 한경은 집사와 길은실 집사와 딸 김지우가 어린아이들이 읽을 한글 책들, 꽈배기 간식을 만들어 와서 한참동안 선교사님들과 이야기를 하고 갔습니다. 선교사 자녀들과 우리교회 학생인 최예진과 박소이는 또래 아이들과 김은경 집사가 준비한 닭튀김을 나누며 자기들끼리 글자 맞추기를 하며 놀았습니다. 함께 참여한 남자 선교사들은 만나면 선교지 이야기, 사모님들은 여선교회와 함께 고추장 담그기를 했습니다. 이송경 집사와 농산물 도매상에서 함께 산 마늘로 ‘이은희 권사 표 흑마늘’이 탄생된 것을 이식수술 후 회복중인 최명호 집사에게 드리라고 신신당부하는 그 마음을 선교사님들에게 시식하며 전했습니다. 이렇게 두런두런 이야기 하며 만든 고추장을 물엿통과 양동이처럼 손잡이가 달린 통에 담아서 각자의 차에 실었습니다.
피라시카바 철도역 부근으로 사무실을 옮기는 기아대책기구가 이사를 해서 우경호 강순옥 선교사 몫은 따로 챙겨두기로 했습니다. 우리 교회 여선교회가 친정집인 듯 쌀, 김치, 고추장, 오이지 그리고 기타 등등을 싸서 보냈습니다. 심지어는 갈비를 뜯어 생긴 뼈를 나눠싸서 강아지들까지 호강을 시켰습니다. 현지인교회를 섬기는 선교사들은 도시마다 다르지만 다섯 명 앉는 장의자에 가운데는 줄을 띠고 양쪽에 한 명씩만 앉아서 예배를 드렸다는 보고, 개인마다 떡과 포도주를 포장해서 성찬식을 했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미국선교사들이 운영하는 아마존 강변국제학교에 유학하고 방학을 맞아 돌아온 선교사자녀의 영어수업 따라가기 이야기와 새벽 6시에 기상해서 밤 10시에 잠자리에 드는 기숙사 생활 적응 보고는 우리 모두를 짠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힘이 드는데 가지 말고 엄마아빠와 살라는 짓궂은 어깃장에는 선교사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보고 싶어 빨리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단호했습니다. 유권사님, 코로나바이러스로 힘들고 두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이 선교지 격리 시설병원에 입원해서 씨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을 섬기는 브라질선교교회 교인들이 애써서 준비한 사랑 패키지에 큰 힘을 얻어 용기백배해서 선교지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