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칼럼)
2019/12/26 08: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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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묵 목사(신광침례교회 담임)
 
사하라 사막의 남부 초원지역에 큰 가뭄이 들어서 땅이 갈라지고 초원의 동식물들이 말라죽고 있던 중에도 한 송이의 꽃이 근처에 작은 샘에 의지해서 그 가뭄을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샘물은 그 꽃이 괘씸해서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이미 모든 것이 다 말라버린 상황에서 대체 내가 왜 이깟 꽃 한 송이 때문에 수고해야 하지? 이 꽃 하나가 살아 있다고 해서 대체 뭐가 달라지지?”  
 결국 그 샘물은 그 꽃에게 물을 공급해 주지 않기로 했고 그 꽃은 마침내 시들어 죽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시들어 죽기 마지막 순간에 그 꽃은 샘물에게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샘물님, 당신이 이 말라버린 땅 전체를 다시 푸르게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사명은 단지 하나 남은 유일한 꽃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우리가 한 어떤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예측하면서 우쭐해 하거나 또는 실망을 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예측되는 결과에 따라 현재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평가해서 지속 할지 혹은 중단할지를 정해버리기도 합니다. 물론 그러한 예측과 그에 따른 판단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훨씬 더 많은 경우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그 일이 가져올 결과의 크기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생을 살면서 깨닫게 됩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그 자체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부모로서 감당하는 것이지, 자녀가 세상에서 뛰어난 인물이 될 것이 예측되기 때문에, 혹은 그가 장차 내 노후를 보장해 줄 것이 확실해서 양육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인생을 살며 감당해야 할 일들의 대부분은 그 일의 결과가 크고 작음 때문이 아닌 하나님께서 원하신다는 당위성으로 그 가치와 의미가 정해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 일을 잘한다고 해서 무슨 큰 변화가 있겠나’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우리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의 기쁨이나 만족이 아니라 하나님의 만족”이기 때문입니다. 일의 결과가 중요하긴 하지만 결과에 집착하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증거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참된 만족은 그 일의 성공적인 결과에 달린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니 ‘내’가 그 일을 얼마나 충성스런 태도로 감당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 때 아기 예수와 마리아를 보호하는 일과 어린 예수를 양육하는 책임으로 그 인생이 끝났을 뿐 아니라, 아내였던 마리아와 비교할 때 그 행적마저도 성경에 거의 기록되지 않은 요셉의 인생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은 분명해 집니다.
 새해에도 그런 충성된 모습으로 끝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주님을 신실하게 섬기며 복음의 가치와 능력을 드러내고 전하며 사랑하는 우리 교포 사회의 잃은 영혼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은혜가 있기를 진심으로, 그리고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동안 졸렬한 글들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것으로 칼럼을 마감하는 인사를 가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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