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영 목사의 솔직 담백)영빨
2019/06/27 21:33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미투데이로 기사전송 다음요즘으로 기사전송
최호영목사.jpg
최호영 목사(워커스미니스트리 대표)
 
7월이면 교회마다 수련회 혹은 선교여행 등으로 분주하다. 그리고 사역자들은 당연히 강사들로 여기저기 부름을 받는다. 나도 그 중 한 명인데 여러 교회를 섬기다보면 각 교회의 청년들, 혹은 학생들의 예배 풍경이 다양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어느 곳은 생각치도 못하게 보수적인가 하면, 또 어디는 강의시간인지 토론시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어수선하기도 하다. 하지만 나야 그저 강사로 참석한 것이기에 특별히 잘못된 것 아니라면 지적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끔 애매한 것들은 있었다.
 어느 청년 수양회였는데 저녁 예배 때 찬양팀과 찬양을 드리고는 말씀을 전했다. 마친 뒤 난 자리에 돌아와 앉고 그곳 사역자가 계속 기도를 인도하는데, 기도제목을 나누기에 나도 같이 기도했다. 밴드는 같은 코드 진행으로 계속 반복 연주했고 예배실의 불은 반쯤 꺼져 있었다. 약 15분 정도 지났을까? 난 더이상 기도할 내용이 없었다. 조심히 눈을 뜨고 주위를 살피니 예배당은 아직도 “오~”, “흐흐흑~”, “주여~” 중이었다. 사실 난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붙들고 같이 기도하고 싶었는데 아직도 심취들이니 좀 더 기도해야겠다 싶어 이번엔 주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을 가지기로 하고 눈을 감았다. 또 한 15분쯤 지났을까? 이젠 몸이 조금 힘들어졌다. 하지만 주위는 아직도 같은 연주에 학생들의 신음소리인지 울음소리인지만 들려왔다.
 그런데 재밌게도 열심히 기도하는 소리는 하나도 안들린다. 결국 나는 조심스레 실눈을 뜨고는(들킬까봐..) 주위를 살폈다. 가관이다. 어떤 녀석은 눈을 감고 하늘을 보고있고, 몇 녀석은 아예 바닥에 눕거나 앉아있고, 나머지는 거의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서서 웅얼웅얼댄다. 재미있는 건 모두 음악에 맞춰 몸은 계속 흔들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뭔가 이상하다 싶어 계속 관찰을 하였는데 그러다 나처럼 실눈을 뜨고 주위를 살피는 몇 녀석들과 눈이(실눈) 마주쳤다. 얼마나 뻘쭘한지.. 나는 그냥 눈을 뜨고 예배당을 나와 아이들이 다 마치고 같이 기도하기를 기다렸다. 이게 약 10년 전 전도사 시절 있었던 일이다.         
 얼마 전에 디즈니를 갔다. 형편이 좋아 간 것이 아니라.. 해명은 다음에 하고.. 디즈니 밤이 되면 꼭 봐야하는 행사가 있는데 Fantasmic이라는 행사이다. 디즈니 내에 위치한 호숫가에서 열리는데 쇼는 정말 상상 이상이다. 불꽃, 분수, 영상, 조명, 음향, 그리고 라이브 액션과 모형물들까지 모두 동원한 최강 스팩타클 쇼였다. 지구 상에 이렇게 최고의 눈호강은 아마 없을 것이다. 쇼를 마치자 우리 가족은 종일 즐긴 디즈니 놀이기구보다 쇼에 대한 감동만 나누었다. 그리곤 내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오늘 은혜받았어!”. 그러자 딸이 깔깔대고 웃는다.
 우리들은 감정의 동물들이다. 그래서 쉽게 무언가에 동요되기도 하고, 연민에 빠지고, 쉽게 정들고, 또 사랑한다. 하지만 그러기에 또 잘 속는 것이 인간이다. 분별과 구분을 잘 못한다. 감동적인 것, 심취되는 것, 동여되는 것과, 참으로 은혜받는다는 것의 경계선을. 그래서 교회의 논쟁도 이런 것으로 갈릴 때가 많다. 자신이 은혜받은 곡들이 찬송가이기에 찬송가만이 성령님의 기름부으심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찬송가의 속성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잘 안다.
 하지만 노코멘트다. 그러나 알고는 있어야 한다. 무엇이 허상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영빨없단 소리듣기 싫어 가만히 이리저리 끌려다니면 교회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ammicj@hanmail.net
"남미복음신문" 브라질 유일 한인 기독교 신문(nammicj.net) - copyright ⓒ 남미복음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