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길을 달리다 멈춘 자리에서
뜻밖에 보게 된 길섶의 박넝쿨
땅바닥에 잦아들 듯 시든 넝쿨에
들쥐가 파먹어 속이 빈 바가지
내 수고로 키운 박이 아님에도
온전한 박 사진을 못 찍은 서운함에
박 속을 파먹은 들쥐를 원망하다가
문득 떠오른 요나가 크게 성냈던 일
하나님이 요나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 박넝쿨로 말미암아 성내는 것이
어찌 옳으냐 네가 수고도 아니하였고
재배도 아니하였고 하룻밤에 났다가
하룻밤에 말라 버린 이 박넝쿨을 아꼈거든
(요나 4:9-10)
글ㆍ사진 박태화 장로(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