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미국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WTC)와 함께 붕괴됐던 성 니콜라스교회가 재건된다. 미국그리스정교회(정교회)는 최근 뉴욕 맨해튼 WTC 터인 ‘그라운드 제로’에 교회를 재건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신축 중인 WTC를 관할하는 뉴욕뉴저지항만관리청과 정교회는 그동안 교회 부지 및 규모를 놓고 이견을 보여 재건이 불투명했지만 최근 합의했다. 정교회는 성 니콜라스교회 설립 100주년인 2016년 다시 예배를 드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 니콜라스교회는 이전과 비슷한 규모인 건축면적 381㎡(약 115평)로 지어진다. 150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다. 2층에는 테러 희생자 추모관이 마련된다. 외관은 흰색 대리석의 돔 형태다. 교회 곳곳에 LED조명을 달아 야간에 주위를 환하게 밝힌다. 불에 탄 성경과 망가진 촛대 등 건물 잔해에서 수거한 교회 물품도 전시할 예정이다. 신축 WTC 내 교통시설을 설계한 스페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했다. 정교회는 교회 재건에 대해 “혼돈의 시대에 영적 안정이 필요한 이들의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뉴저지항만관리청 측은 “맨해튼 5번가의 성 패트릭성당처럼 상징적인 예배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회 재건에는 모두 3800만 달러(약 399억원)가 들어간다. 정교회는 지금까지 700만 달러를 모았고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추가 모금을 하고 있다. 옛 WTC 남쪽 빌딩 옆에 있던 성 니콜라스교회는 1916년 그리스 이민자들이 세운 교회로 9·11 테러 전에는 주일마다 70여명이 예배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