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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영 목사의 솔직 담백)너무 좋아요!

2018.08.23 04:18 입력 | 조회수 :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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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영 목사(워커스미니스트리 대표)
 
딸이 하나 있다. 최하늘 14세. 한참 세상이 궁금할 때라 질문도 많고, 아는 척도 많다. 그러나 난 아이에게 그만한 관심과 교육을 주진 못했다. 하늘인 오래전부터 다니던 학교가 있었지만 내가 교회에서 사임하고 선교를 시작하면서 전학할 수밖애 없었다. 하늘인 새학교를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나 대화를 많이 나누었지만 언젠가부터 딸의 언행과 취향은 점점 세속화되어갔다. 그런데.. 약 2년 전 어느 선교사님을 통해 아마존의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미국 학교를 소개받은 적이 있다. 허나 당시 애가 12살이라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번 7월 아마존 사역 중에 하늘이가 그 학교를 가고 싶어한다는 문자를 안사람에게서 받은 것이다. 나는 이것이 분명 하나님의 계획이심을 알았다.
여러 과정과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학교에서는 나를 선교사로 인정, 2주 만에 입학허가를 해주었고.. 그렇게 우리는 마나우스로 향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딸이 자꾸 아빠를 보챈다. 걸으면서도, 누워서도 하늘이는 “아빠 일루와 좀!”하며 자꾸 안긴다. 입학일, 아이들을 데리러 온 배에서도 어색했던지 딸은 내 팔을 잡고 귀에다 “아빠 나 집에 갈래”하고는 짓궂게 웃었다. 학교에 도착하니 그곳은 참 아름다웠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우리는 딸의 짐을 챙겨 숙소정리를 도와주고는 곧 배를 타기 위해 부두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때 갑지기 번뜩 정신이 돌아왔다. ‘지금 내가 뭐하는거지? 우리 하늘이를 여기 두고 간다고...’  발이 딸어지질 않았다. 그 순간 한 교사 부부가 눈치를 챘는지 아이들에게 다같이 배웅을 가자며 함께 내려왔다. 부두에서 조금 머뭇거리던 나는 딸을 바라보다 꼭 안아주며“아빠가 많이 사랑해”라고 말했다. 순간 이 녀석, 울음을 터트린다. 그러자 엄마들도 참았던 눈물이 터져버렸다.(난리났네..) 하지만 다행히도 하늘이는 나를 확 밀치며 “빨랑 꺼져!”하고는 또 다시 짓궂게 웃었고 상황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배로 30분, 다시 차로 1시간, 그리고 비행기로 4시간을 오는 동안 우리는 가능한 말을 아꼈다. 눈물이 터질 것 같아서였다.(사실 비행기에서 안사람이 아마존 강을 보며“우리 하늘이..” 하는 바람에 한 번 터졌다.. 여편네가 그냥..) 집에 돌아와도 제발 딸이 잘 적응해야 할텐데.. 하는 걱정 뿐이었다. 혹시라도 울먹이며 “아빠 나 집에 갈래”하고 전화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기도를 드렸다. ‘신실하신 주님..’ 그런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헨드폰이 울리고, 미친 듯이 전화를 받았는데 하늘이의 화상채팅이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들려오는 목소리. “엄마, 아빠, 여기 너무 좋아!!” 나는 이미 감사하고 있었지만 그제야 집에 돌아와 처음으로 의자에 몸을 기대 앉는 나를 발견했다. 참으로 많은 묵상을 했다. 걱정이 될 때,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오직 주님만 신뢰하고 의지하고 한다는 것? 난 그보다 이번에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지금도 육신의 연약함으로 근심, 두려움 속에서 믿음을 지키려는 이들에게 “아들, 딸아, 나를 믿고 좌절치 말고 조금만 견뎌다오. 네가 정금같이 나올 것이며 언젠가 모두 함께 할 것이다.”라고 응원하시는 그 마음. 이제부던 기도를 드리던 예배를 드리던 그만 좀 징징대야겠다. 그리고 나도 해봐야지..“아버지, 여기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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