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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반지의 제왕: 기나긴 구원의 여정 17

2023.02.16 21:27 입력 | 조회수 :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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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1. 구원에 이르다
 “사실 잔치를 그렇게 성대하게 연 것도 다 그 때문이에요. 선물을 많이 나눠 줘버리면 반지를 내어놓기도 쉬워질 줄 알았습니다. 결국 아무 효과도 없었지만요.” - 『반지의 제왕』 제 1권 1장 92쪽
 간달프는 거듭 자기를 믿고,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고, 자유롭게 되라고 조언한다. 빌보는 간달프가 지적하는 것이 자기를 불쾌하게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설사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해도 스스로의 힘으로 그것을 벗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세주의 거듭되는 지적과 권능에, 사람은 일견 양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결국 생각해내는 것이 바로 ‘선행’이다.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을 넘어 ‘무소유’를 내세우는 것이다. 마치 그런 삶을 살면, 구세주가 자신의 죄를 어느 정도 에누리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그것이 위 대사의 핵심이다. 선물을 많이 나눠주면 반지를 내려놓는 것도 쉬울 줄 알았다는 변명 말이다. 
 2. 자유롭게 되다
 이 변명이 진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두 가지가 교묘하게 배합된 것이다. 그리고 빌보의 마지막 행동으로 그 사실을 입증한다. 한편으로는 간달프의 조언을 듣고 회개를 한 후 결국 그것을 놓기로 하지만, 다른 한편 그는 반지를 여전히 조끼 호주머니에 넣은 채 길을 떠나려고 한다. 마치 간달프를 눈속임하겠다는 듯이. 이것은 전능한 구세주를 속이려는 아주 비열한 시도이다. 이것이 바로 사람 내면에 끈덕지게 빌붙어 살아남으려는 죄성이다. 
 그러나 그를 계속 주시하고 있던 간달프는 마지막까지 저항하려는 죄를 가감없이 지적한다. “자넨 아직 주머니에 반지를 가지고 있네.” 그러자 “빌보는 봉투를 꺼냈다.” 
 시계 옆에 그것을 놓으려는 순간 그의 손이 뒤로 움찔했다. 그 바람에 꾸러미가 마룻바닥에 떨어졌다. 빌보가 그것을 줍기도 전에 마법사가 먼저 집어서 그 자리에 올려놓았다. 분노의 경련이 재빨리 호빗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이내 안도의 표정과 웃음으로 바뀌었다. 
 “자, 그럼 끝났군요. 이제 떠납니다.” - 『반지의 제왕』 제 1권 1장 93쪽 
 드디어 빌보는 반지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 톨킨이 간결하게, 그러나 섬세하게 그려 놓은 빌보의 변화를 보라. 반지를 내려놓기 직전까지도, 그는 그것을 놓기 싫어서 손을 뒤로 움찔거리고, 얼굴은 분노로 경련한다. 
 그러나 간달프의 도움으로 반지가 그의 손을 떠나자, 이윽고 그는 안도의 표정과 웃음을 회복한다.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이다. 
 톨킨은 구세주를 믿음으로 죄에서 자유롭게 되어 웃음을 회복하게 되는 이러한 변화, 즉 ‘구원’을 ‘참된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묘사한다. 반대로, 구세주를 믿어 구원을 받았다고 확신한다는 사람에게 안도의 표정과 웃음이 없고, 인간적인 본연의 모습이 회복되는 것이 없다면, 그 구원은 거짓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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