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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월드컵 관전평

2022.12.08 21:56 입력 | 조회수 : 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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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크리스천위클리 발행인)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한국을 응원했건만 결과는 패배였다. 월드컵에서 한국이 가나에게 패한 지난 28일 아침 한국 언론들의 머리기사 제목은 “두드렸지만 안터진 한 골”이었다. 잘 싸웠지만 안타깝게 2대3으로 지고 말았다. 지금 지구촌은 월드컵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에서 축구 잘한다는 나라 32개팀이 모여 카타르에서 조별 예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32개 팀에서 16개 팀을 추리면 그게 16강이고 거기서 또 반타작을 하면 그게 8강, 그리고 4강, 결승전을 거쳐 챔피온이 결정된다. 미국 사는 한인 이민자들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때가 되면 미국보다는 한국을 더 챙기고 응원한다. 이번에도 미국이 축구 종주국 웨일즈(영국은 축구 종주국 지위를 부여,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4팀이 FIFA에 등록 가능)와 맞붙는 경기가 있었지만 우리에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오매불망 대한민국이었다. 우루과이, 가나와의 경기는 허무하게 끝났으니 예선 마지막 포루투갈과의 경기를 보려고 눈 비비고 일어나 TV 앞에 앉을 것이다. 그리고 조마조마 한국팀을 응원할 것이다. 그래서 축구는 국가대항이라기보다 ‘민족대리전’이다.
 축구를 흔히 인생으로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은 정해진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야구나 골프는 정해진 시간이 없다. 흐느적거려도 된다. 야구는 9회, 골프는 18홀을 돌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축구는 시간경기다. 전후반 90분 안에 죽든지 살든지 결판이 난다. 그래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에게 비장함이 느껴진다. 정해진 시간 안에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탈락이요 패배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닌가? 정해진 시간이 있다. 성경에서 모세는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인생이란 그라운드에서 성공의 골문을 향해 쉼없이 질주해 가는 모습이 바로 축구장을 연상시킨다. 인생이 곧 축구라고 말하는 사람들 말에 일리가 있다.
 축구를 좋아하진 않지만 월드컵 때가 되면 워낙 세계에서 날고 긴다는 선수들이 다 모였으니 한번 보고는 지나간다. 볼을 몰고 골문을 향해 질주하는 선수들의 그 숨가쁜 모습을 보면 무슨 에너지 보충주사를 맞은 기분이다. 월드컵이건 동네 조기축구회건 축구의 기본은 뭐니뭐니해도 팀웍이다. 물론 혼자하는 운동 말고 야구, 농구, 풋볼이 모두 팀웍을 중시한다. 축구는 더욱 그렇다. 월드컵 경기장엔 그 나라를 대표하는 골잡이, 소위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들이 있다. 예컨대 아르헨티나엔 메시가 있고 브라질엔 네이마르가 있다. 포루투갈엔 호날두, 잉글랜드엔 해리 케인, 프랑스엔 음바페가 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엔 그 이름도 유명한 손흥민이 있다. 예를 들면 지난 주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축구하면 꼴지 수준인 사우디아라비아에게 깨진 것은 충격을 넘어 기적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망연자실이었다. 그러나 메시가 뭐라 말했는가? “믿어달라, 더 단결하겠다”고 팬들 앞에서 다짐했다. 그런데 그게 헛소리가 아니었다. 역시 메시는 대단했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폭발적인 장거리 슛을 성공시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집단 우울증을 나흘 만에 속시원하게 해결해 주었다. 아르헨의 메시야가 부활했다고 난리가 났었다.
 이렇듯 골 한방이면 순식간에 세계적 영웅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유럽 리그에서 돈방석을 누비는 월드스타들이라 할지라도 팀웍이 바쳐주지 못하면 앙꼬 없는 찐빵으로 전락한다. 상대편 골대에 가장 가까이 있는 선수가 스트라이커다. 상대 골문에 볼을 꽂아 넣는 최고의 공격수, 그래서 그는 언제나 수퍼스타요 몸값도 대단하다. 그러나 스트라이커의 골인이 가능할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어시스트가 없으면 결국 독불장군이다. 독불장군은 그야말로 독을 불러오는 오만한 개인플레이에 불과하다. 그래서 팀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축구 구경하러 달려드는 사람이라면 금방 깨닫게 된다. 자기 혼자 잘 났다고 떠벌이고 다니는 수퍼스타 골잡이들은 대개 어시스트에는 인색하다는게 축구전문가들의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교회도 태생적으로는 팀웍 불가 공동체가 아니었던가? 초대교회에서 베드로와 바울은 사실 따로 놀았다. 예루살렘은 베드로의 나와바리였다. 그래서 바울은 소리소문없이 안디옥으로 거점을 옮겼다. 바울과 바나바도 잘 지내는 듯 하다가 갈라섰다. 12사도가 거의 모두 주님의 복음을 전파하다 순교했다. 멀리 인도까지 혹은 로마나 ‘땅끝’ 포루투갈까지 갔다. ‘갈릴리학당’에서 주님과 동거동락하며 단체훈련을 받은 절친들이긴 했지만 결국 이들 모두는 따로따로였다. 사도들이 팀웍을 이루어 어디 함께 가서 어떻게 복음을 전하다 함께 순교했다? 그런 기록은 없다. 모두 개인플레이다.
 그래서인가? 우리들의 교회에도 팀웍의 중요성이 엄청 강조되기는 하지만 수퍼스타만 꿰차려하고 진정한 팀 플레이어를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혼자 제비같이 드리블을 성공시켜 골문을 가르는 순간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에만 집중하려는 스트라이커! 보통 월드클래스 골잡이들은 어시스트에 인색하다는 말이 교회 어딘가에도 적용될 것 만 같다. 메시가 한번 깨지고 나서 더 단결하겠다는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모처럼 월드컵을 즐기며 관전하되 누가 탁월한 스트라이커이고 유명세는 없지만 누가 훌륭하게 어시스트를 잘하는지 눈여겨 보자. 더구나 한국의 16강 진출이 좌절된다 해도 결코 슬퍼하거나 노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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