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아내의 생일이 지나갔습니다. 매년 1월 11일을 기준으로 브라질에서 한해 한해의 궤적을 쌓아갑니다. 그래도 그날만은 특별한 날이니 뭔가 아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나 찾아봅니다.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을 건데 막상 찾아보면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아내 생일 자축하기
처음 태어난 날을 생각하면서 생일에는 미역국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날, “귀가 빠진 날”, 수고하신 어머니가 잡숫던 미역국을 어머니를 생각하며 먹는 것이 풍습이 된 것인지 생일날에는 미역국을 먹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미역국을 한 번도 끓여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생각으로 그쳤습니다. 아침에는 여전히 빵과 커피우유, 비타미나와 과일입니다. 시치미 뚝 따고 “오늘 당신 생일인데 미역국도 못 먹고 어떻게 하나, 미안해! 점심 먹고 쇼핑에 갑시다. 뭐 갖고 싶은 것 없어요?” 등등 미안한 마음을 주저리주저리 하며 만회하고 결국 부부지간에 강요죄가 성립이 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쇼핑에 가기로 하고 아침상을 물렸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옷들, 한국에 가면 한두 벌 장만하는 옷들이 전부인지라 맘먹고 브라질풍 옷 한 벌 사기로 작정하고 그 옷에 맞는 자그마한 목걸이라도 하나 선물하고 싶은데 워낙 검소해서 잘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옷의 무늬가 ‘브라질풍인 것’으로 고르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그 옷에 맞는 목걸이를 고르는 것이 순서겠지 라고 속으로 코스를 정했습니다. 아내의 체구가 아담사이즈인지라 어깨에 맞추면 길이가 너무 치렁치렁하고 길이에 맞추면 몸에 끼고, 디자인도 너무 낯설고, 참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우린 역시 이방인이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PP<P<M<G<GG’ 사이즈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야자수가 있고, 부리가 큰 새 뚜칸이 시원하게 프린트가 된 조신한 원피스 하나를 골랐습니다. 야호입니다! 벌써 두어 시간이 지났다. 남편 속도 모르고 이제 집으로 가자고 난리입니다. 그런데 다음 미션이 남아 있으니 어쩌랴! 액세서리 가게로 갔습니다.
새 옷에 잘 어울리는 새 목걸이
예쁜 목걸이 팔찌 귀고리 세트가 여럿 있지만 아내는 귀를 뚫지 않아서 귀고리는 그림에 떡이라고 고사합니다. 오늘 미션은 목걸이. 나는 옷에 맞는 목걸이 디자인을 보는데 아내는 가격표를 먼저 보는 것 같습니다. 뭐 우기면 되지 하고 생각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목걸이 하나가 보였습니다. 옳거니 점원에게 건네면서 목에 걸어보도록 부탁했습니다. 얼떨결에 목에 건 목걸이는 참 예쁘게 빛이 났습니다. 사람은 걸치고 살아야 빛이 나나봅니다. 아내도 싫지는 않은듯 합니다. 가격도 아내가 수용할만한 착한 가격인가 봅니다. 목에 걸었을 때 내가 한마디 했습니다. “그 옷에 잘 어울리겠지? 안 그래요!” “빼도 박도 못 하게” 쐐기를 박는 단호한 발언에 아내는 찔끔하고 동의했습니다. 오우케이(OK). 이제 “나는 당신에게 매인 몸입니다” 하는 것을 표현해야할 차례입니다. 얼마 전에 산 청바지에 어울릴 통가죽 혁대를 하나 사면 그 표시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가죽제품 가게로 가서 단숨에 벨트 하나를 고르게 하고 속으로 “브라질에 와서 목회 돕느라 애쓰네요! 사랑합니다.”하고 생각했습니다. 돌아오면서 내년 이맘때까지 분명히 해야 할 미션은 미역국 맛있게 잘 끓이는 것으로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아내의 생일이 지나갔습니다. 매년 1월 11일을 기준으로 브라질에서 한해 한해의 궤적을 쌓아갑니다. 그래도 그날만은 특별한 날이니 뭔가 아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나 찾아봅니다.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을 건데 막상 찾아보면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아내 생일 자축하기
처음 태어난 날을 생각하면서 생일에는 미역국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날, “귀가 빠진 날”, 수고하신 어머니가 잡숫던 미역국을 어머니를 생각하며 먹는 것이 풍습이 된 것인지 생일날에는 미역국을 먹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미역국을 한 번도 끓여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생각으로 그쳤습니다. 아침에는 여전히 빵과 커피우유, 비타미나와 과일입니다. 시치미 뚝 따고 “오늘 당신 생일인데 미역국도 못 먹고 어떻게 하나, 미안해! 점심 먹고 쇼핑에 갑시다. 뭐 갖고 싶은 것 없어요?” 등등 미안한 마음을 주저리주저리 하며 만회하고 결국 부부지간에 강요죄가 성립이 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쇼핑에 가기로 하고 아침상을 물렸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옷들, 한국에 가면 한두 벌 장만하는 옷들이 전부인지라 맘먹고 브라질풍 옷 한 벌 사기로 작정하고 그 옷에 맞는 자그마한 목걸이라도 하나 선물하고 싶은데 워낙 검소해서 잘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옷의 무늬가 ‘브라질풍인 것’으로 고르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그 옷에 맞는 목걸이를 고르는 것이 순서겠지 라고 속으로 코스를 정했습니다. 아내의 체구가 아담사이즈인지라 어깨에 맞추면 길이가 너무 치렁치렁하고 길이에 맞추면 몸에 끼고, 디자인도 너무 낯설고, 참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우린 역시 이방인이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PP<P<M<G<GG’ 사이즈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야자수가 있고, 부리가 큰 새 뚜칸이 시원하게 프린트가 된 조신한 원피스 하나를 골랐습니다. 야호입니다! 벌써 두어 시간이 지났다. 남편 속도 모르고 이제 집으로 가자고 난리입니다. 그런데 다음 미션이 남아 있으니 어쩌랴! 액세서리 가게로 갔습니다.
새 옷에 잘 어울리는 새 목걸이
예쁜 목걸이 팔찌 귀고리 세트가 여럿 있지만 아내는 귀를 뚫지 않아서 귀고리는 그림에 떡이라고 고사합니다. 오늘 미션은 목걸이. 나는 옷에 맞는 목걸이 디자인을 보는데 아내는 가격표를 먼저 보는 것 같습니다. 뭐 우기면 되지 하고 생각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목걸이 하나가 보였습니다. 옳거니 점원에게 건네면서 목에 걸어보도록 부탁했습니다. 얼떨결에 목에 건 목걸이는 참 예쁘게 빛이 났습니다. 사람은 걸치고 살아야 빛이 나나봅니다. 아내도 싫지는 않은듯 합니다. 가격도 아내가 수용할만한 착한 가격인가 봅니다. 목에 걸었을 때 내가 한마디 했습니다. “그 옷에 잘 어울리겠지? 안 그래요!” “빼도 박도 못 하게” 쐐기를 박는 단호한 발언에 아내는 찔끔하고 동의했습니다. 오우케이(OK). 이제 “나는 당신에게 매인 몸입니다” 하는 것을 표현해야할 차례입니다. 얼마 전에 산 청바지에 어울릴 통가죽 혁대를 하나 사면 그 표시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가죽제품 가게로 가서 단숨에 벨트 하나를 고르게 하고 속으로 “브라질에 와서 목회 돕느라 애쓰네요! 사랑합니다.”하고 생각했습니다. 돌아오면서 내년 이맘때까지 분명히 해야 할 미션은 미역국 맛있게 잘 끓이는 것으로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