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서울에서 시골학교로 전학 온 초등학교 5학년 ‘한병태’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병태의 시골학교 학급은 반장인 ‘엄석대’의 철저한 독재로 통제된다. 엄석대는 선생님들에 대한 충성과 선생님들의 기준에 완벽한 학생모습으로 선생님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신임을 바탕으로 폭력과 회유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반의 학생들을 완전하고 철저하게 지배했다. 학생들은 그런 엄석대가 무서워 자발적으로 엄석대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엄석대는 그런 권력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권력과 질서를 유지를 한다. 자기를 따르는 친구들로 구성된 친위대들을 이끌고 실력행사를 한다.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물건을 빼앗고, 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러서 만점을 받는다. 그리고 같은 반이 된 병태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만들려고 한다. 병태가 반기를 들자 엄석대는 병태를 무자비하게 다룬다.
한병태는 그런 엄석대의 행동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자신의 가치관대로 행동하려 하지만 학급이 굴러가는 꼴은 이미 병태의 가치관과는 너무 큰 차이가 있었다. 자기편을 만들어 보려고 친구들에게 친하게도 대해주고, 영화도 같이 보러 가고, 자장면도 사주고, 고급 연필도 선물하지만 결국 학생들은 엄석대가 두려워 병태 편이 되지 못한다.
급장선거도 결국 엄석대 뜻대로 굴러갔다. 엄석대를 이길 수 없었다. 심지어는 병태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었던 공부에서도 엄석대를 이기지 못한다. 석대 문제를 제기하는 병태를 선생님들도 골칫거리로 여긴다. 결국 병태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엄석대의 수하에 들어가 충성을 맹세한다.
그러자 엄석대는 병태에게 자신의 권력을 일부 맛보게 해주며 자신의 오른팔 자리에 앉혔다. 병태의 싸움 서열도 바로잡아 준다. 석대는 병태에게 많은 특권과 이익을 안겨주었다. 엄석대가 주는 특권과 이익에 맛 들려 병태조차도 점차 반 학우들과 동화되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병태는 시험시간에 한 친구의 이상한 행동을 목격한다. 석대를 위해 시험 부정행위를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더니 석대의 시험부정을 이야기 해준다. 병태는 석대의 시험부정을 선생님들에게 고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한다. 그냥 모른척하자니 어딘가 찜찜했다. 그렇다고 석대의 부정을 밝히고 고발해서 엄석대를 처벌하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자신의 삶은 어떨지 몰랐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한 외톨이생활을 해야 될지도 몰랐기에 결국 모른 척 하기로 한다.
그러다가 새로 부임한 김 선생이 6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상황이 급변한다. 김 선생은 엄석대에게서 이상한 점들 발견한다. 아이들이 급장선거에서 만장일치로 엄석대를 뽑는 것, 2년 간 전교 1등인 엄석대가 정작 선생이 수업시간에 주는 문제를 제대로 못 푼다는 것, 아이들이 담임선생이 아닌 엄석대에게 청소검사를 포함해서 모든 것을 검사를 받는 등등.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 많았다. 이런 문제들을 의아해하는 김 선생에게 다른 선생님들은 엄석대를 두둔한다. 그래서 김선생도 크게 문제를 덮고 지나가려 한다.
그러다가 김선생이 석대의 시험부정을 알게 된다. 나아가 엄석대의 모든 부정도 파악한 김선생은 엄석대에게 분노의 매질을 한다. 결국 견디지 못한 엄석대는 “잘못 했습니다.”라며 처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이미 엄석대 하수인으로 대리 시험을 봐준 친구들은 선생님께 자백을 했다. 김 선생이 아이들에게 시험 부정의 기분을 묻자 각자 죄스럽고 들킬까 겁났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김 선생은 자기 권리를 빼앗기고도 분 한줄 모르고, 불의에 굴복하고도 부끄러운 줄도 몰랐다는 이유로 아이들도 매질을 했다.
김 선생으로 인해 엄석대의 권위가 무너졌다. 김 선생이 엄석대의 비행을 아이들에게 묻자 아이들은 앞 다투며 엄석대의 잘못들을 일러바친다. ‘저 새X는 순 나쁜 새X예요!’, ‘저 XX는 나빠요!’ 갈수록 엄석대를 향한 욕설이 대담해진다. ‘임마’, ‘새X’ 등 평소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욕들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석대를 매도하는데도 병태는 전학 온 지 얼마 안 되었다는 핑계를 대며 석대의 잘못을 한 마디도 말하지 않는다.
병태는 이런 행동을 “저 놈들은 석대한테 개길 용기도 없었던 놈들이 실각하기 전에는 석대 밑에서 꿀 실컷 빨아놓고, 석대가 힘을 잃으니까 쓰러진 놈 등 밟으면서 까대는 나쁜 놈들이다”라고 생각한다. 김 선생은 아이들이 지난날 저질렀던 비겁함의 값과 앞으로 삶의 교훈 값으로 5대씩 매질한다.
결국 모든 것이 틀어진 엄석대는 새로운 급장 선거 중에 한표도 나오지 않자 “잘해봐 개XX들아!!” 외치며 뛰어 교실을 나가 버린다. 나중에는 등교길에서 애들을 습격하면서 복수를 하려 하지만 선생님의 일갈에 자극 받은 아이들이 저항에 패퇴하고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 어머니를 찾아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버리고 서울로 갔다는 소문이 들렸다.
시간이 흘러 현재의 한병태는 소시민으로서 바쁘게 살아가던 도중 가족과 지방으로 가려고 기차를 타려다 역에서 엄석대를 우연히 본다. 엄석대가 자신을 봤는지는 모르지만 석대는 형사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형사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체포된다. 병태는 그 날 저녁 그 때의 일을 회상하며 술을 마시며 눈물을 흘린다. 옛 영웅의 일그러진 모습에 울었던 것이다.
암울했던 시절에 엄석대들이 많았다. 그들은 소왕국에서 권력을 맘대로 휘둘렀다. 그들 주변에는 늘 자신의 권리를 빼앗기고도 분해할 줄 모르고, 불의에 굴복하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똘마니들이 있었다. 그들은 권력의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치졸한 공범이었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그런 엄석대는 영락없이 나가 떨어졌고 그 똘마니들도 몰락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 지금도 언뜻 언뜻 엄석대 그림자도 보이고, 그 똘마니들도 보인다. 권력을 잡으면 마치 영원할 것처럼 온갖 위세를 떤다. 성경은 가르친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진다.(벧전1:24)” 정부나 정치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어떤 조직이건 힘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아니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이 맘에 새겨야 할 말이다.
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서울에서 시골학교로 전학 온 초등학교 5학년 ‘한병태’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병태의 시골학교 학급은 반장인 ‘엄석대’의 철저한 독재로 통제된다. 엄석대는 선생님들에 대한 충성과 선생님들의 기준에 완벽한 학생모습으로 선생님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신임을 바탕으로 폭력과 회유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반의 학생들을 완전하고 철저하게 지배했다. 학생들은 그런 엄석대가 무서워 자발적으로 엄석대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엄석대는 그런 권력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권력과 질서를 유지를 한다. 자기를 따르는 친구들로 구성된 친위대들을 이끌고 실력행사를 한다.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물건을 빼앗고, 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러서 만점을 받는다. 그리고 같은 반이 된 병태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만들려고 한다. 병태가 반기를 들자 엄석대는 병태를 무자비하게 다룬다.
한병태는 그런 엄석대의 행동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자신의 가치관대로 행동하려 하지만 학급이 굴러가는 꼴은 이미 병태의 가치관과는 너무 큰 차이가 있었다. 자기편을 만들어 보려고 친구들에게 친하게도 대해주고, 영화도 같이 보러 가고, 자장면도 사주고, 고급 연필도 선물하지만 결국 학생들은 엄석대가 두려워 병태 편이 되지 못한다.
급장선거도 결국 엄석대 뜻대로 굴러갔다. 엄석대를 이길 수 없었다. 심지어는 병태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었던 공부에서도 엄석대를 이기지 못한다. 석대 문제를 제기하는 병태를 선생님들도 골칫거리로 여긴다. 결국 병태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엄석대의 수하에 들어가 충성을 맹세한다.
그러자 엄석대는 병태에게 자신의 권력을 일부 맛보게 해주며 자신의 오른팔 자리에 앉혔다. 병태의 싸움 서열도 바로잡아 준다. 석대는 병태에게 많은 특권과 이익을 안겨주었다. 엄석대가 주는 특권과 이익에 맛 들려 병태조차도 점차 반 학우들과 동화되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병태는 시험시간에 한 친구의 이상한 행동을 목격한다. 석대를 위해 시험 부정행위를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더니 석대의 시험부정을 이야기 해준다. 병태는 석대의 시험부정을 선생님들에게 고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한다. 그냥 모른척하자니 어딘가 찜찜했다. 그렇다고 석대의 부정을 밝히고 고발해서 엄석대를 처벌하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자신의 삶은 어떨지 몰랐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한 외톨이생활을 해야 될지도 몰랐기에 결국 모른 척 하기로 한다.
그러다가 새로 부임한 김 선생이 6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상황이 급변한다. 김 선생은 엄석대에게서 이상한 점들 발견한다. 아이들이 급장선거에서 만장일치로 엄석대를 뽑는 것, 2년 간 전교 1등인 엄석대가 정작 선생이 수업시간에 주는 문제를 제대로 못 푼다는 것, 아이들이 담임선생이 아닌 엄석대에게 청소검사를 포함해서 모든 것을 검사를 받는 등등.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 많았다. 이런 문제들을 의아해하는 김 선생에게 다른 선생님들은 엄석대를 두둔한다. 그래서 김선생도 크게 문제를 덮고 지나가려 한다.
그러다가 김선생이 석대의 시험부정을 알게 된다. 나아가 엄석대의 모든 부정도 파악한 김선생은 엄석대에게 분노의 매질을 한다. 결국 견디지 못한 엄석대는 “잘못 했습니다.”라며 처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이미 엄석대 하수인으로 대리 시험을 봐준 친구들은 선생님께 자백을 했다. 김 선생이 아이들에게 시험 부정의 기분을 묻자 각자 죄스럽고 들킬까 겁났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김 선생은 자기 권리를 빼앗기고도 분 한줄 모르고, 불의에 굴복하고도 부끄러운 줄도 몰랐다는 이유로 아이들도 매질을 했다.
김 선생으로 인해 엄석대의 권위가 무너졌다. 김 선생이 엄석대의 비행을 아이들에게 묻자 아이들은 앞 다투며 엄석대의 잘못들을 일러바친다. ‘저 새X는 순 나쁜 새X예요!’, ‘저 XX는 나빠요!’ 갈수록 엄석대를 향한 욕설이 대담해진다. ‘임마’, ‘새X’ 등 평소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욕들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석대를 매도하는데도 병태는 전학 온 지 얼마 안 되었다는 핑계를 대며 석대의 잘못을 한 마디도 말하지 않는다.
병태는 이런 행동을 “저 놈들은 석대한테 개길 용기도 없었던 놈들이 실각하기 전에는 석대 밑에서 꿀 실컷 빨아놓고, 석대가 힘을 잃으니까 쓰러진 놈 등 밟으면서 까대는 나쁜 놈들이다”라고 생각한다. 김 선생은 아이들이 지난날 저질렀던 비겁함의 값과 앞으로 삶의 교훈 값으로 5대씩 매질한다.
결국 모든 것이 틀어진 엄석대는 새로운 급장 선거 중에 한표도 나오지 않자 “잘해봐 개XX들아!!” 외치며 뛰어 교실을 나가 버린다. 나중에는 등교길에서 애들을 습격하면서 복수를 하려 하지만 선생님의 일갈에 자극 받은 아이들이 저항에 패퇴하고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 어머니를 찾아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버리고 서울로 갔다는 소문이 들렸다.
시간이 흘러 현재의 한병태는 소시민으로서 바쁘게 살아가던 도중 가족과 지방으로 가려고 기차를 타려다 역에서 엄석대를 우연히 본다. 엄석대가 자신을 봤는지는 모르지만 석대는 형사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형사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체포된다. 병태는 그 날 저녁 그 때의 일을 회상하며 술을 마시며 눈물을 흘린다. 옛 영웅의 일그러진 모습에 울었던 것이다.
암울했던 시절에 엄석대들이 많았다. 그들은 소왕국에서 권력을 맘대로 휘둘렀다. 그들 주변에는 늘 자신의 권리를 빼앗기고도 분해할 줄 모르고, 불의에 굴복하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똘마니들이 있었다. 그들은 권력의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치졸한 공범이었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그런 엄석대는 영락없이 나가 떨어졌고 그 똘마니들도 몰락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 지금도 언뜻 언뜻 엄석대 그림자도 보이고, 그 똘마니들도 보인다. 권력을 잡으면 마치 영원할 것처럼 온갖 위세를 떤다. 성경은 가르친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진다.(벧전1:24)” 정부나 정치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어떤 조직이건 힘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아니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이 맘에 새겨야 할 말이다.